吳 사퇴… 공무원·시민 ‘분노’

‘중용’정무라인에 공무원 반발
취임직후 행정부시장 사퇴도
신공항 등 현안 줄줄이 차질

“밀실행정의 예견된 말로” 비판


민선 이후 첫 진보정당 계열 인사로 시민들의 염원을 갖고 당선된 오거돈 전 시장은 부산시정에 가장 큰 오점을 남기고 임기 중간에 사퇴했다. 공무원들과 시민 등 각계각층에서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며 엄청난 실망감과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취임 직후 정무라인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기존 공무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임명된 지 몇 달도 안 된 정현민 행정부시장이 사퇴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수차례 조직개편을 조직의 문패만 바꾸면서 제대로 된 현안사업을 추진하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오 전 시장은 임기 내내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유지해왔다.

게다가 불명예 퇴진으로 현안 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대로 이룬 것도 없이 침몰한 셈이다. 변성완 행정부시장의 시장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됐지만 공백은 내년 보궐선거가 예정된 4월 7일까지 1년간이나 이어지게 된다. 선거에서 당선된 시장도 1년 2개월만 근무하게 돼 이래저래 향후 오 전 시장의 잔여임기 동안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동남권 신공항’이었다. 전임 시장이 받아들인 김해 신공항(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을 거부하고, 재검증을 요구하며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신공항을 내세워 인근 경남과 울산의 협력을 끌어냈다. 그러나 정부가 소극적인 데다 총리실 검증 발표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불명예 퇴진으로 사실상 물 건너간 셈이 됐다. 식수원 해결을 위해 경남과의 협력이 필수인 ‘맑은 물’ 확보와 오 전 시장이 중심이었던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도 흔들리게 됐다.

부산시의 한 공무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밤낮 없는 비상근무에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내고 있는데 시장이 여직원 성추행사건을 일으킨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공무원노조는 “실패한 여러 차례의 조직개편으로 인한 조직 혼란, 검증되지 않은 정무직 대거 영입,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 금품수수 사건 등 계속된 정무라인 중심의 밀실행정과 비민주적·강압적 시정 운영의 예견된 말로로 보인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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