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송파구 아우름체육센터 내 게이트볼장에서 국민안전교육연수원과 송파구청 방역 관계자들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에 따라 임시 휴장했던 시설의 재개장을 앞두고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 송파구 아우름체육센터 내 게이트볼장에서 국민안전교육연수원과 송파구청 방역 관계자들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에 따라 임시 휴장했던 시설의 재개장을 앞두고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 인지하고도 처분 미뤄
언론보도 후 부랴부랴 조치

술자리서 잇단 성비위 문제
반성없는 회식문화 도마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여직원 강제 추행 사실을 시인하며 전격 사퇴해 공직 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서울시에서 동료 여직원을 성폭행한 남성 공무원을 대기발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사건 발생을 사전에 알았으면서도 가해 공무원에 대한 처분을 미루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23일에야 대기발령해 늑장 대처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남성 공무원 A 씨를 대기발령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하루 전인 지난 14일 동료들과 모여 술을 마신 후 함께 있던 동료 B 씨에게 “쉬어가자”며 인근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다음 날 B 씨의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경찰로부터 사건 발생 통보를 받고 나서 즉시 조치한 것”이라며 늑장 대처 논란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해 온 민감한 시기에 시 직원들이 이를 어기고 회식을 한 사실만으로도 박 시장 얼굴에 ‘먹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사건 발생 9일이 지나서야 뒤늦게 가해자에 대한 인사가 이뤄진 점도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사건으로 서울시 조직 내 회식 문화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2018년 7월 한 과장급 공무원이 부하 여직원 2명과 회식한 후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실이 불거져 대기발령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1월엔 인재개발원 회식 자리에서 한 남성 팀장이 여성 공무원의 목덜미를 잡고 얼굴을 탁자에 내리친 사실이 드러나 가해 공무원이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에 따라 “조직 기강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박 시장이 회식 공식 폐지를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한 서울시 여성 공무원은 “성비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박 시장과 행정국이 ‘엄중한 조치’를 천명했지만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용수 서울시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업무에 많은 공무원이 투입돼 조직 내 피로가 누적된 가운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앞으로 노조 차원에서 ‘음주 없는 회식’ 캠페인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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