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강 이상설이 큰 관심사가 됐다. 지난 21일 CNN이 정보 관계자를 인용하며 김정은 중태설을 보도한 이후 이제는 김정은 뇌사설, 김여정 연금설, 김평일 승계설까지 대두되고 일부 전문가는 흡수 통일 시나리오까지 거론한다.
이번 김정은 건강 이상설은 그가 지난 15일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불참한 데다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 이후 공개 활동이 없었다는 점, 김일성 3대가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 김여정이 11일 노동당 후보위원에 복귀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이 김정은의 건강 이상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그의 건강 이상설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첫째,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면 김정은은 즉시 평양으로 귀환했어야 한다. 프랑스·중국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도 그렇다. 둘째, 금수산궁전 참배식 불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김정일은 17년 동안 단 3차례 금수산궁전에 참배했다. 셋째, 그동안 김정은 명의로 시리아·짐바브웨·쿠바 대통령 앞 축전 등이 발송됐다. 김일성·김정일 사망 때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일정을 발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넷째, 김정은이 열흘 이상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일은 자주 있었다. 지난해 5월에도 2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고 올해도 벌써 3번 있었다. 다섯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정은 건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가정보원이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원은 1986년 미 정보 당국이 김일성 사망을 확신하고 있을 때 사실이 아니라고 정확히 판단했다. 1994년 7월 김일성 사망 때에도 북한이 발표하기 전에 이를 정확히 파악했다. 2008년 김정일이 50일간 공개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 뇌졸중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김정일이 3년 이상 살지 못할 것이란 점도 정확히 예측했다.
모든 게 정상이라면 이번에도 국정원은 김정은의 건강 이상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정원이 정보자산 면에서는 미국·일본에 뒤지지만, 북한 정보 분석 능력 면에서는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북한 분석 요원이 10여 명에 불과하지만, 국정원에는 20년 이상 북한 문제만을 들여다보는 전문가가 무척 많다.
그러나 많은 정보 전문가는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한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이 과거처럼 우수한 대북 정보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북 정보 수집과 비밀공작(covert action)에 전념해야 할 국정원이 남북대화와 교류 협력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 현송월에게 우산을 받쳐주던 국정원 요원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문 정부에서 북한 전문 요원들은 찬밥 신세를 면키 어렵다. 외부 인사를 북한분석국장으로 임명해 평생을 북한 분석 업무에 전념해 온 북한분석관들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아 놨다. 많은 북한 전문가가 옷을 벗거나 다른 보직으로 밀려났고, 우수 요원들은 북한 정보 업무를 더욱 기피하고 있다.
이제 5월이 되면 김정은의 역점사업인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과 원산갈마해안 국제관광특구 개소식이 열릴 예정이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 여부를 더욱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기회다. 국정원이 이번에도 정확한 정보 판단으로 더욱 국민의 신뢰를 받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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