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세단의 정석으로 평가받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엔진룸, 객실, 분리된 트렁크룸 등 3부분으로 구성된 세단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대형 세단의 정석으로 평가받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엔진룸, 객실, 분리된 트렁크룸 등 3부분으로 구성된 세단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생김새로 본 자동차 분류

자동차는 생김새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세단, 해치백, 왜건, 쿠페, 컨버터블, SUV 등 익숙한 분류에 해치백의 고성능 모델인 ‘핫해치’, 2인승 컨버터블을 뜻하는 ‘로드스터’,

쿠페형 SUV ‘SAC(Sport Activity Coupe)’ 등 기존 범주에서 파생된 하위 개념도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차종도 나라에 따라 완전히 생소한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단·살룬 같지만 노치백은 달라

세단(Sedan)은 가장 일반적인 모습의 자동차다. 양쪽에 2개씩 총 4개의 문, 분리된 트렁크룸, 앞으로 돌출된 엔진룸의 형태를 갖췄으며 4∼5명이 탈 수 있다. 옆에서 봤을 때 차의 구조가 엔진룸, 객실, 트렁크 등 3개의 ‘상자’로 이뤄져 ‘3박스 카’라고도 불린다. 세단은 미국식 표현이고 영국에서는 살룬(Saloon), 이탈리아에선 베를리나(Berlina), 독일에서는 리무지네(Limousine) 등으로 불린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노치백(Notchback)이 있다. 노치백은 천장에서 트렁크로 가는 라인이 급격히 꺾이는 디자인을 뜻하는데, 보통 세단이 이런 형태다.

하지만 세단과 노치백이 같은 말은 아니다. 패스트백(Fastback) 세단도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세단은 주행성능을 중점적으로 높인 고성능 세단으로, BMW 3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뒷유리·트렁크 함께 열리면 해치백

해치백(Hatchback)은 ‘위로 잡아당겨 여는 문’을 의미하는 해치(Hatch)가 차의 뒤쪽(Back)에 있다는 뜻이다.

엔진룸과 객실·트렁크로 구분돼 ‘2박스 카’로도 불린다. 해치백은 뒷유리와 트렁크가 함께 열려 뒤에서도 객실로 탑승할 수 있다.

이에 트렁크도 ‘문’으로 계산돼 해치백은 3도어, 5도어 등 문의 개수가 홀수다. 폭스바겐 골프, BMW 1시리즈 등이 해치백 대표 모델이다.

완성차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해치백은 리어 오버행(Rear Overhang·뒤 차축 중심선부터 차량 뒤쪽 끝부분까지의 거리)이 짧아 뒤쪽에 실리는 무게가 줄어든다. 따라서 같은 엔진을 달아도 세단보다 운동성능 면에서 유리하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한 고성능 해치백이 핫해치(Hot Hatch)다.

작은 크기에 폭발적인 성능을 낸다고 해서 포켓 로켓(Pocket Rocket)이라고도 불린다. 아우디 RS3 등이 유명하다.

뒷부분 확장 적재공간 늘리면 왜건

왜건(Wagon)은 차체 뒷부분이 확장돼 넓은 적재공간을 갖춘 차다. 미국 서부개척 시대 포장마차에서 유래했는데, 옛날 포장마차와 구분하기 위해 현재의 왜건을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이라고도 한다. 영국에서는 에스테이트 카(Estate Car), 이탈리아에선 파밀리아레(Familiare), 독일에서는 콤비(Kombi) 등으로도 불린다. 브랜드별로도 호칭이 달라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에스테이트(Estate), BMW는 투어링(Touring), 아우디는 아반트(Avant), 푸조는 SW, 볼보는 V시리즈가 왜건 모델이다. 왜건과 해치백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필러(Pillar)의 개수다. 필러는 차량 천장을 받치는 기둥이다. 앞유리와 앞 좌석 옆유리 사이에 A필러, 앞 좌석 옆유리와 뒷좌석 옆유리 사이에 B필러, 뒷좌석 옆유리와 뒷유리 사이에 C필러가 있다. 왜건에는 4번째 D필러가 있다. 최근에는 볼보가 차고를 높여 왜건과 SUV의 장점을 혼합한 V시리즈 크로스컨트리 모델을 출시, ‘왜건의 무덤’ 한국에서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문 2개 쿠페·유선형 디자인 패스트백

쿠페는 높이가 낮고 문은 2개이며, 운전석 뒤쪽으로 갈수록 급격히 낮아지는 라인을 가진 자동차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디자인인데, 세단과 달리 B필러를 생략해 매끄러운 곡선을 그려내는 경우가 많다. 쿠페에도 노치드 쿠페와 패스트백이 있다. 원래 쿠페는 문이 2개지만, 최근에는 4도어 쿠페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벤츠 CLS가 4도어 쿠페의 개척자였다.

패스트백은 차종 분류의 범주가 아니고 디자인 개념이다. 패스트백은 차체 뒤쪽(Back)이 빨라(Fast) 보인다는 의미로, 천장부터 트렁크 뚜껑까지 매끄럽게 하나로 이어지는 유선형 디자인을 뜻한다. 1930년대 공기역학 개념이 자동차 디자인에 반영되면서 등장했다. 패스트백을 상징하는 모델은 1964∼1973년 생산된 1세대 포드 머스탱이다. 영화 불릿(Bullitt)에서 스티브 매퀸이 몰았던 차가 1968년식 머스탱이다. 1975년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 4도어는 패스트백 세단이었다. 기아차 3세대 K5도 패스트백 스타일의 세단이다.

지붕 연 컨버터블…2인승은 로드스터

컨버터블(Convertible)은 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자동차다. 미국과 영국,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는 컨버터블로 부른다. 다른 이름 카브리올레(Cabriolet)는 2륜 마차란 뜻의 프랑스어로, 독일 등 유럽에서 주로 사용한다. 영국에서는 드롭헤드 쿠페(Drophead Coupe)란 명칭도 썼는데, 현재는 롤스로이스만 이 표현을 쓴다. 애스턴 마틴은 ‘비행하는’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볼란테(Volante)로 부른다. 특히 컨버터블 중에서도 좌석이 2개 이하인 차를 일컫는 명칭이 로드스터(Roadster)다. 스파이더(Spider)라고도 부른다.

컨버터블은 지붕 소재에 따라 하드톱(Hard Top)과 소프트톱(Soft Top)으로 나뉜다. 하드톱은 차체 강성과 안전성이 높지만, 지붕을 여느냐 닫느냐에 따라 무게중심이 바뀌는 단점이 있다. 반면 소프트톱은 가볍지만, 안전성이 낮고 소음 차단 성능도 떨어진다. 어느 경우든 지붕이 열리기 때문에 전복 사고에 대비해 A필러를 훨씬 튼튼하게 제작해야 한다.

험로주행 SUV … 쿠페 닮으면 SAC

SUV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란 뜻이다. 험로주행 능력이 뛰어나 여가 활동에 적합한 차다. 최초의 SUV로는 1935년 출시된 쉐보레 서버번이 꼽히지만, 사실 서버번은 밴(Van) 형태에 가까웠다.

현대적 SUV의 시초로 평가받는 차는 카이저(과거 지프를 소유했던 자동차 브랜드)가 만든 왜고니어다. 출시 2년 뒤인 1965년 왜고니어에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현재와 같은 SUV의 시작을 알렸다. 1990년 포드 익스플로러, 1993년 지프 그랜드 체로키가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SUV라는 명칭이 사용됐다.

SUV 수요 증가에 따라 SAC라는 새로운 장르도 탄생했다. 2007년 BMW가 X6를 출시하며 내놓은 개념으로, 쿠페형 SUV로 보면 된다. 정통 SUV와 달리 오프로드 주행보다는 도심 주행을 지향한다. BMW X시리즈 중 X6·X4·X2 등 짝수 모델, 벤츠의 GLE 쿠페와 GLC 쿠페, 마세라티 르반떼, 람보르기니 우르스, 애스턴 마틴 DBX 등이 쿠페형 SUV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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