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계협력위원장 역할은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회계학자다. 그런 만큼 북한의 회계제도에도 관심이 많다. 곽 교수는 통일을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북한의 회계제도 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곽 교수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산하에 있는 남북회계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곽 교수는 “최중경 공인회계사회 회장이 다른 분야는 모두 통일을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는데, 회계사 업계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해 수락했다”며 “북한 회계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된 서적도 출간하기도 했다. 곽 교수는 “북한 회계는 투자자가 없기 때문에 ‘감독 회계’라고 할 수 있다”며 “북한 정부가 정밀하게 감시하는 회계제도로, 일종의 ‘정부 회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10월 한국공인회계사회 주최로 열렸던 기념 세미나에서 발표됐던 ‘남북회계 협력의 기본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회계는 모든 기관의 경영활동과 성과를 통제하고 정부 재정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국내 회계업계에서는 북한의 회계를 ‘재무회계’보다는 ‘세무회계’로 인식한다. 표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국가회계법과 지방회계법,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을 포괄하는 형태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북한의 회계 인프라 재정비는 필수적이다.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제 금융기구들의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회계 투명성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곽 교수도 이런 점을 지적했다. 곽 교수는 “과거 개성공단 가동 때 우리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가 우리 방식의 회계를 사용했는데, 용어나 회계 체계가 달라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며 “향후 북한의 체제 변화나 개방을 가정한다면 무엇보다 회계 방식의 통일을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개방되면 유엔 등 국제기구들의 자금이 북한에 흘러들어 가야 하는데, 북한에 글로벌 스탠더드 회계 기준이 정립돼 있지 않으면 기본적인 보고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금이 들어갈 수가 없다”며 “위원회에서 일차적으로 이와 관련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회계 기준 통일 작업도 다양한 경제 분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다른 여러 경제 분야 연구모임과 공동으로 통일 후 북한과의 경제 통합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 교수는 “회계뿐 아니라 금융이나 제도 등을 연구하기 위해 금융기관과 연구소 전문가들과 함께 매월 한 번씩 포럼을 해 오고 있는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다른 여러 분야와 서로 협력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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