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숙박 -17.7% 등 처참
소매판매 -1.0%에 그쳤지만
車 개소세 인하 ‘착시 효과’
정부 “4월수출 최대감소 전망”
文대통령‘고용유지 간담회’서
“하나의 일자리라도 지킬 각오”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2020년 3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국 경제에 본격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널리 퍼지면서 서비스업 생산은 ‘직격탄’을 맞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미 닥쳐온 현실보다 조만간 맞닥뜨릴 미래가 더욱 암울하다는 점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올해 3월 경기 지표에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올해 3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4.4% 줄었다. 2000년 1월 통계 작성이 시작된 뒤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1.2%), 숙박·음식점업(-17.7%),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16.1%), 교육서비스업(-6.9%) 등의 수치는 처참하다. 올해 3월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보다 1.2포인트나 떨어졌다. 감소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2월(1.2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경기가 추락하는 속도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해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2008년 2월과 같은 0.6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3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감소했고, 소매판매도 1.0% 줄었다. 반면 설비투자는 7.9% 증가했고, 건설 기성(전체 공사 대금 중에서 공사의 진척도에 따라 실제로 받은 돈)도 2.6% 늘었다. 그러나 올해 3월 경기 지표를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3∼6월 한시적으로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가 인하된 데 따른 정책 효과와 지난 2월 승용차 부품 수급에서 발생했던 문제가 해결된 데 따른 특이 요인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3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감소했다. 그러나 3월 소매판매 증가율에는 지난 2월 -22.3%를 기록했던 승용차 판매가 3월에는 53.4%나 증가한 효과가 반영돼 있다. 승용차 판매를 제외하면, 올해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6.1%로 추락한다. 전산업 생산 증가율도 -0.3%를 기록했지만, 여기에는 올해 3월 이례적으로 높았던 자동차 생산 증가율(45.1%)이 반영돼 있다. 설비투자가 7.9% 늘어난 것도 승용차 개소세 인하로 내수 출하(出荷)가 늘면서 운송장비 투자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건설 분야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건설수주(경상)가 올해 3월 전년 동월 대비 28.4%나 감소한 것도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기 지표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안 심의관은 “4월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미친 악영향이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4월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 고용유지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는 관광·숙박업계 노사 대표와 근로자들을 만나 “‘일자리 위기’가 거세게 닥쳐오고 있지만, 정부는 하나의 일자리라도 반드시 지키겠다는 그런 각오로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해동·박수진·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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