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로렌젠호. 출처=위키
하워드 로렌젠호. 출처=위키
日 투입 4개월만에 괌 기지로
北미사일 위협 낮다 판단한듯
김정은 건강이상설 등 관련해
27일부터 정찰기 집중 띄우며
감청·신호정보 수집 등 전력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이 예상되던 지난해 말 일본에 투입됐던 미 해군의 미사일 추적함 ‘하워드 로렌젠’호가 최근 괌 기지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최근 정찰기 전개를 강화하면서도 미사일 추적함을 철수시킨 것은 군사 정보 수집보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북한 체제의 정보 수집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9일 군함·선박 추적 사이트인 ‘베슬파인더’에 따르면 미 해군의 유일한 미사일 추적함인 하워드 로렌젠호가 지난해 12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기지에 입항했다가 지난 18일 괌 해군기지로 귀환했다. 만재 배수량 1만2000t에 달하는 해당 함정은 2개의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AESA)를 탑재했고 세계 각지에서 미사일 추적을 담당한다. 북한의 ICBM 도발 직전인 2016년 2월과 2017년 7월에도 주일 미 해군기지에 입항해 동해 일대에서 미사일 궤적을 추적한 바 있다.

미군이 하워드 로렌젠호를 괌 기지로 철수시킨 것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군은 정찰기 전개를 통해 북한의 정보 파악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 27일부터 육군의 통신 감청 정찰기 ‘RC-12X 가드레일’을 8대 전개시켰으며, 고감도 영상 촬영 정찰기 DHC-7과 600개 이상의 표적을 추적하는 E-8C 조인트스타스 등을 한반도 상공에 집중적으로 띄웠다.

해당 정찰기들은 주로 북한군 전개 등을 감시하지만 주요 지역의 신호정보 획득 및 감청 등의 임무를 병행할 수 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미군의 정찰기 전개 강화가 군사적 감시인지 체제 감시인지 목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미사일 추적함을 귀환시킨 것을 고려하면 체제 정보 수집 목적이란 것이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의 체제 이상 조짐에 따라 도발 징후가 보일 경우 하워드 로렌젠호가 다시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 최고 지도부가 최근 대외 활동을 멈췄다는 분석(문화일보 4월 27일자 1·2면 참조)이 나온 가운데 북한 권력서열 3위인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날 평양 경제현장 시찰에 나서면서 13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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