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최강 한국양궁 왜?

올림픽 金 25.5% 양궁서 나와
女양궁 1988년부터 ‘불패신화’


한국양궁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이다. 1984년 LA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금메달 2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한국이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거둔 금메달 90개 중 25.5%가 양궁에서 나왔다. 그중에서도 여자양궁은 단체전이 정식종목이 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리우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는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양궁엔 ‘신궁’이 끊이질 않고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김진호(59) 한국체대 교수는 ‘원조 신궁’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고교 시절부터 국제무대를 주름잡았고, 오늘날 세계 최강 한국양궁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 교수는 “양궁은 한국인과 ‘궁합’이 잘 맞는다”면서 “한국인은 과녁에 명중하는 데 필요한 감각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은 특히 손가락 감각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두 배는 섬세하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젓가락을 쓰고, 또 호기심이 많아 사물을 만지고 느끼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한국 내 모든 박물관에 ‘만지지 마세요’라는 푯말이 붙어 있는데,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만지고 느끼는 촉각에 민감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인 특유의 ‘승부근성’도 한국양궁이 세계 1위로 자리 잡은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연아 선수와 세계적인 한국 여자골프선수들을 보면, 큰 무대에서 긴장하기보다 그것을 즐기며 이겨낸다. 이것이 승부근성이다. 나 역시 선수 시절 경쟁자와 사대에 설 때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너만은 이긴다’고 마음속으로 외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궁을 아름다운 종목으로 표현한다. 그가 양궁에 매료된 것도 아름답기 때문. 푸른 잔디 위에 놓인 형형색색의 과녁. 활시위를 떠난 활이 잔디를 가로질러 과녁에 꽂히는 모습에 반했다.

김 교수는 “어린 나이에 화살이 ‘핑’ 하고 잔디 위를 날아가 과녁에 꽂히는 게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궁에선 상대를 속이는 기술이 없다”면서 “양궁은 과녁에 꽂힌 점수로 등수를 매기기에 오심이 나오지 않고, 심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아 공정함이 보장되는 스포츠”라고 설명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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