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투자 고민
적기 놓치면 시장 주도권 뺏겨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수출과 무역수지흑자 기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요란한 붕괴음을 내며 무너지면서 산업계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핵심 주력산업에 대한 적정한 정부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굵직한 투자 계획이 잡힌 대다수 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투자 여력이 허약해진 실정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19’ 이후의 경제회생 차원에서 투자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도 극자외선(EUV) 라인 투자와 메모리 반도체 라인 설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디스플레이업계도 투자는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중국발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진 LCD에서 벗어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사업 구조를 바꾸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기업들은 투자 집행 시기를 놓고 깊은 고심에 빠져 있다. 정부 지원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는 장치산업에서는 투자 관련 세액 공제 등 지원 정책이 시급할 수밖에 없다. 장치 산업 특성을 간과해 투자 적기를 놓치면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는 만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가장 절실하다고 꼽는 정책은, 지난 2011년 일몰된 임시투자세액 공제의 부활이다. 전체 사업용 설비 투자에 대해 대·중소기업 공통으로 세액공제율 10%를 적용하는 이 제도는, 불경기 때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촉매제로 활용됐다. 대기업이 세금 공제를 발판삼아 투자를 늘리면 전후방 효과가 협력업체 등으로 확산돼 소비와 일자리 창출을 진작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자동차 업계 역시 지난달 22일 기간산업 지원방안이 발표되긴 했지만, 대기업인 완성차업체가 지원을 받기에는 도덕적 해이 방지 방안과 기업 정상화 이익 공유장치 등 제약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재계 관계자는 “돈만 푸는 응급대책만으로는 비상 경제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며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세제 혜택 등 유인책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환·김성훈·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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