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 달라진 프로야구 타자들
작년 KBO 공인구 반발력 낮춰
덩치 아닌 순발력 승부 유리
10㎏ 줄인 나성범 선제 솔로포
8㎏ 감량 박석민 쐐기포 작렬
이대호 15㎏ 빼고 2안타 펑펑
올 시즌 프로야구의 새로운 트렌드는 다이어트다.
그동안엔 체중을 불리는 게 유행했다. 장타 생산을 위해서다. 그런데 올 시즌엔 사뭇 다르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타고투저를 바로잡고자 공인구 반발력을 하향 조절하면서 힘으로 장타를 날리는 시대는 마침표를 찍었다. 공인구 반발력 조정 탓에 아무리 세게 쳐도 멀리 뻗지 못하니, 힘이 아닌 다른 방도를 찾은 것. 그래서 올 시즌엔 다이어트를 선택한 선수들이 부쩍 눈에 띈다. 힘이 아니라 정확도, 그리고 배팅 스피드와 몸통 회전으로 강한 타구를 양산하겠단 뜻이다.
단순히 체중을 빼는 게 아니라, 타구에 효과적으로 파워를 전달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손목을 강화하고 잔근육을 발달시켰다.
롯데의 간판 이대호(38)는 130㎏이었지만,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 무려 15㎏을 감량하고 나타났다. 사이판에서 개인훈련을 통해 살을 뺐고, 이후 체중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스프링캠프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30분 넘게 도보로 오갔다. 씨름선수를 연상케 했던 이대호의 트레이드마크 뱃살은 이제 볼 수 없다. 이대호는 지난해 팀 성적이 꼴찌였고 타율 0.285, 16홈런이란 부진에 빠졌다.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살을 뺐다. 감량을 통해 스윙 스피드와 함께 타격 동작에서 작용하는 미세 근력, 균형 감각을 끌어올렸다.
NC의 나성범(31)은 지난해 5월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고 수술과 재활을 거치면서 100㎏에서 112㎏까지 불었다. 늘어난 체중이 무릎에 부담이 된다는 의사의 설명을 듣곤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고, 100㎏까지 몸무게를 줄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틈만 나면 달렸다.
이동욱 NC 감독은 “나성범은 빵도 안 먹고, 그렇게 좋아하던 탄산음료마저 끊었다”고 귀띔했다.
NC의 박석민(35)은 88㎏이던 체중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8㎏ 뺐다. 박석민은 부상을 방지하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체중 감량에 돌입했고 스프링캠프 숙소에서 훈련장까지 9㎞를 자전거로 오갔다. 아울러 웨이트트레이닝, 복싱으로 조각 같은 몸매를 다듬었다.
KIA를 떠나 롯데에 새 둥지를 튼 안치홍(30)은 지난해 97㎏였지만 89kg까지 감량했다. 지난해 과도하게 몸집을 불려 수비 움직임이 둔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안치홍은 해결책으로 다이어트를 꼽았다. 배가 홀쭉해지면서 허리 회전이 향상, 타격감각마저 살아났다. 안치홍은 “공격과 수비, 두 마리 토끼를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개막했지만 벌써 다이어트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대호는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2020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날렸다. 이대호는 시범경기 대신 치러진 6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를 유지했다. 나성범은 1년 만의 복귀전인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4회 초 선제 솔로홈런 등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다. 박석민은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2-0으로 앞선 6회 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경쾌한 스윙에 타구는 쭉쭉 뻗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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