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스타트업 창업공간 지원
지식재산권 33건 창출 성과
서울대와 투자 활성화 협약
100억 창업지원펀드 조성
청년인구 비율 전국서 최고
베드타운서 혁신도시 도약
서울 관악구가 ‘노후 베드타운’이라는 고정관념을 벗고 ‘혁신경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선 7기 관악구를 이끌고 있는 박준희 구청장은 낙후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울대 후문 인근 낙성대 일대를 연구·개발(R&D) 벤처기업 밀집 지역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급 두뇌들이 모여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한국판 실리콘밸리인 ‘낙성벤처밸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 전체 면적 29.57㎢ 중 상업 지역이 단 1.32%(0.39㎢)에 불과한 곳을 경제 중심지로 바꾸려는 시도가 가능한 걸까.
◇젊음의 도시, 가능성은 충분 = 6일 관악구에 따르면, 사법시험이 폐지되기 전까지만 해도 관악구의 상징은 고시 수험생이 집단 거주하는 ‘신림동 고시촌’이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최고 교육기관인 서울대가 있어 늘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도시였다. 2009년 사시가 폐지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도입된 지 10년이 넘어 고시촌은 쇠퇴했어도 전국에서 청년 인구 비율(40.2%, 2019년 기준)이 가장 높은 도시의 특징은 잃지 않았다. 문제는 청년들이 학업 수행 등을 위해 관악에 일시적으로 머물다 거주·창업 여건이 좋은 서울 강남권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구는 이런 현상에 대해 “서울대의 인적·물적·지적 자원을 지역 경제와 연계해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수한 인재가 모인 스탠퍼드대에 기업들이 모여 지역 경제 발전을 이룬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사례를 참고, 서울대 후문 낙성대 일대를 ‘낙성벤처밸리’로 만들겠다는 박 구청장의 공약이 탄생한 것이다.
◇창업 거점시설 조성 ‘순항 중’ = 관악구는 2018년 ‘벤처밸리 조성팀’을 신설하고 서울대 연구공원부터 낙성대로와 남부순환로(강감찬대로) 일대 0.45㎢를 혁신 창업 중심지로 바꾸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4월 봉천로 545에 문을 연 ‘관악창업공간’에 11개 스타트업을 입주시켜 업무 공간 제공,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한 결과 이들 기업이 3억54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지식재산권 33건을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올 3월엔 옛 보훈회관 부지에 5층 규모로 신축한 낙성벤처창업센터 본점,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한 R&D센터, 서울창업카페 낙성대점 등 창업 공간 3곳을 개관하고 창업 기업 유치에 나섰다.
◇민간투자 유치도 활발 = 관악구는 거점시설 조성 못지않게 민간투자 유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대부분이 초기 단계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고, 공공 부문에서 자금 수요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구는 지난해 11월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낙성벤처밸리 창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같은 달 민간 투자기관인 부국증권·퀀텀벤처스코리아와 같은 내용의 협약을 맺고 민간 자금이 지역 창업기업에 공격적으로 유입되도록 물꼬를 텄다. 여기에 더해 전국 기초단체 최초로 100억 원 규모의 ‘낙성벤처밸리 창업지원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현재 펀드 운용사를 모집하고 있다.
◇벤처밸리 조성에 적극 협력하는 서울대 = 벤처밸리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서울대가 적극 협력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서울대는 지난해 4월 낙성대 일대에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모여 있는 ‘관악 AI 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5월엔 AI 위원회를 발족하고 12월에 기존의 빅데이터 연구원을 확대·개편한 ‘AI 연구원’을 출범시키며 벤처밸리 조성 사업에 힘을 실었다. 구는 지난해 4월 서울대와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노력한 끝에 같은 해 말 서울시의 ‘2020 대학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올해 20억 원을 포함, 2023년까지 4년간 100억 원의 시비를 확보했다. 관악구와 서울대는 이 재원으로 캠퍼스타운 거점센터 설치, 창업 멘토링 및 컨설팅, 지역 연계 창업 프로그램 운영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