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으로 전환 “기대반 우려반”
중앙박물관 10시 90여명 예약
300명 단위 제한적 개방 안심
헬스클럽선 마스크 쓰고 운동
대규모 감염 대구는 불안 여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첫날, 도심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시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을 품고 직장이나 각종 시설이용에 나섰지만, 재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가슴 한곳에 남아 있어 사람이 붐비는 장소가 꺼려진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지난 2월 25일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휴관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시간당 300명 제한의 예약제로 재개관했다. 그러나 오전 10시 관람 예약자는 90여 명뿐이었고, 오후 4시 예약자는 17명에 불과했다. 전시·관람의 상징적 시설이기 때문에 재개관에 따른 입장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어린이날(5일)을 끝으로 ‘황금연휴’가 마무리된 여파도 있어 관람객이 많지는 않았다. 이날 대학 수업 과제를 위해 박물관을 찾은 조영경(25) 씨는 “3개월 동안 박물관 개관을 기다려왔다”며 “무차별적으로 대규모 인원이 몰려오지 않고 300명 단위로 끊어 받는 만큼 이런 제한적 개방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09:00 강남 피트니스클럽
오전 9시쯤 강남의 한 피트니스클럽. 이곳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2주간 휴관했지만, 운영 재개 후에도 회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 남성 회원은 직원에게 “아직도 마스크를 써야 운동할 수 있냐” “언제까지 이래야 하냐”고 묻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의 또 다른 소규모 피트니스클럽에는 5명의 회원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직원 A 씨는 기자에게 “안을 한번 봐라. 방역 정책을 바꾼다고 해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일부터 오는 8일까지 1학기 중간고사가 진행되고 있는 고려대의 중앙도서관은 이날 오전 시험기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아직 출석 수업이 재개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열람실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대책이 유지되고 있었던 영향도 엿보였다. 이날 열람실을 찾은 학부생 이모(27) 씨는 “확진자가 늘고 있지는 않지만 다시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당분간은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08:00 구로 신도림역
이날 오전 8시쯤 신도림역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는 시민 10명 중 8명은 마스크로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리고 있었으나,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거나 귀에만 걸친 채 코와 입을 드러내고 있었다. 타인과 두 팔 간격을 둬야 한다는 지침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차량이 혼잡할 시 다음 차를 이용하도록 했으나 바쁜 출근 시간대인 만큼 열차에 몸을 밀어 넣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아침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만난 출근길 시민들은 대체로 “생활 속 거리두기 시작을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고속터미널역 인근에서 일하는 전모(37) 씨는 “그동안 방역과 관련한 노하우가 축적됐으니 지금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거리두기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 08:00 대구 동성로
대구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중구 동성로 버스 승강장에서 만난 이모(여·61) 씨는 “대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무증상 확진자도 있어 겁이 난다”며 “시민 모두 조심해야 재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날 “대구의 상황은 전국적 상황과 달리 안심하고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지침보다 강화한 7대 수칙을 마련하기도 했다.
조재연·나주예·최지영 기자 대구 = 박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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