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 업무방해’ 혐의

검찰이 ‘제보자 X’로 불리는 지모(55) 씨가 검찰과 언론의 유착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채널A 기자를 속였다는 시민단체 고발 관련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키로 했다. 지 씨가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여권 정치인 등과 모의해 ‘역선거 공작’을 펼쳤다는 이른바 ‘정치·언론 유착’ 의혹의 진상이 밝혀질지 주목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연)는 지난 4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혐의로 대검찰청에 지 씨를 고발했다.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중앙지검 형사1부는 해당 사건을 배당받는 대로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지 씨와 채널A 기자 사이 녹취록 전문을 보면 지 씨는 지난 3월 13일 채널A 기자가 “장부랑 이런 것들이 다 있느냐?”고 묻자 “네네 뭐 파일. (인원수는) 다섯 명 선”이라고 답했다. “여(당 인사) 아니면 여야?”라는 물음에 “다 포함됐다”고 말해 신라젠 관련 정치권 인사들의 로비 장부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지 씨를 대리인으로 세워 채널A 기자와 만나도록 부탁한 이철(신라젠 대주주)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전 대표는 지난 3월 20일 MBC와 서면인터뷰에서 파일 존재를 부정했다.

이종배 법세연 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 씨는) 여야 인사 파일을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속여 채널A 기자의 취재 업무를 방해했다”며 “총선 전 검언유착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지 씨와 일부 정치인이 채널A 기자에게 함정을 파놓았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형사1부가 맡고 있는 사건의 본질은 열렬한 현 정권의 지지자인 제보자와 일부 정치인 그리고 MBC가 만든 검언유착 프레임에 대한 정언유착 의혹”이라고 말했다. 지 씨는 검찰이 채널A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한 지난달 28일 자신의 차명 SNS에 ‘이번 사건은 검언유착이 아닌 보수 언론과 검찰권력이 총선에 개입하려고 했던 총선개입 공작 미수사건’이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지 씨가 자신의 제보로 ‘총선개입 공작 미수사건’ 프레임을 만들어 여권 세력을 결집하는 등 ‘역선거 공작’을 펼쳤을 가능성도 높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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