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자유시장경제 국가들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이 구체화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미국은 중국을 향해 코로나 발원지 책임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중국 내 생산기지를 미국이나 제3국으로 옮기는 미국 회사에 세금 혜택을 주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국가들과 새로운 ‘생산 동맹’을 맺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호주, 인도, 일본, 뉴질랜드, 한국, 베트남 등과 협력해 세계 경제를 전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더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도 있다.

탈냉전 시대에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는데, 미국이 탈중국을 본격화하면 외교·안보 분야의 미·중 디커플링이 경제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했는데, 이제 생산망으로까지 확장함에 따라 경제 신(新)냉전이 본격화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 화웨이 견제를 위해 삼성이나 노키아 육성론이 미국에서 제기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미국의 이 같은 중국 배제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 여부와 무관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의회의 반중 기류는 초당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문재인 정부는 과도한 대중 무역의존도를 낮추며 친중 편향 정책도 재조정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한국 입지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미국 중심의 안보·경제·가치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이외의 대안은 없다. 이런 맥락에서 한·일 관계의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양국은 과거사 문제로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다. 양국 정상의 감정적 대결 양상도 보인다. 코로나 사태를 모멘텀으로 활용할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은 위기를 넘겼지만 일본은 확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마스크 및 코로나 진단 키트, 방역 노하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일은 교민 이송 협력을 해왔고, 백혈병 투병 한국 어린이가 5일 일본항공 편의 도움으로 귀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해결에 나설 경우, 국제적 리더십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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