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남편, 교회 오빠 이관희.
오빠, 나야. 오빠가 떠난 지 이제 1년 반이 지났네.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가는데 나는 아직도 지난 시간이 꿈을 꾼 것처럼 믿어지지 않을 때가 많아. 자고 일어나면 늘 내 옆에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고 ‘은주야∼’하고 다정하게 이름 부르며 꽃을 한 아름 사 들고 퇴근할 것만 같은데… 눈을 뜨면 가슴 시리도록 나 혼자라는 사실이… 퇴근 후 혼자 차를 타고 집에 갈 때마다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나눌 오빠가 없다는 사실이… 가슴 사무치게 아프고 서럽다.
당신이 입던 옷, 읽던 책, 즐겨 마시던 차, 손잡고 걷던 거리. 주위의 모든 것이 하나도 변한 게 없는데 당신만 없는 것 같아. 아무리 부르고 소리쳐도 대답 없는 당신이 야속하고 화가 나서 다 잊어버려야지 싶다가도, 당신과 너무나 똑 닮은 소연이를 바라보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내 모습에 눈물이 날 때도 많아. ‘당신은 남편이 없지만, 소연이는 아빠가 없는 게 아니냐’며 빨리 새아빠를 만들어주라는 비수 같은 말들을 들을 때도 이제는 웃어 넘길 만한 배짱도 생기고, 혼자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그래.
소연이는 이제 제법 커서 글씨도 쓰고 자전거도 타는데, 지난번엔 ‘아빠 보고 싶어. 사랑해’라고 편지를 나 몰래 써놨더라. 오빠도 봤지? 당신 닮아 똑똑한가 봐. 한글도 안 가르쳤는데 혼자 쓰는 거 보면 너무 신기하고 막 자랑하고 싶은데, 오빠가 있었더라면 ‘우리 딸∼’하며 엄청 예뻐 했을 텐데…. 하늘에서 많이 기특해하고 있는 거지?
소연이에게 이 땅에서 반쪽일 수밖에 없어서 슬프지만 그래도 반쪽이라도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 돌아보면 감사하고 기쁜 일도 많았는데, 자꾸 슬픈 이야기만 꺼내게 되네. 먼 훗날 오빠를 만나러 가면 정말 못다 한 이야기가 엄청 많을 것 같아. 그때는 어땠는데… 보고 있었어? 하면서 말이야. 우리 소연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좋은 남자랑 결혼도 시키고 자식도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 때까지 오래도록 옆에서 지켜주고 기쁜 마음으로 당신 곁으로 갈게.
그때 당신과 함께 소연이 바라보며, 당신이 우리를 지켜줬던 것처럼 우리 둘이 함께 소연이를 바라볼 날이 오겠지? 내 꿈속에 나와줬던 것처럼, 정말 내 옆에 왔었다고 느꼈었던 그때처럼… 그렇게 말이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천국소망 꿈꾸며 부끄럽지 않게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하루하루 온전히 살아내다가 갈 거야. 응원하고 지켜봐 줄 거지?
사랑해 오빠. 너무 고맙고… 보고 싶다. 안녕.
아내 오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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