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홍남기(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1분기 관리재정적자 55.3兆

기재부 “적극 재정운용탓” 해명
연간 재정적자 119兆 달할 듯
3차추경 확대땐 빚폭증 불가피
전문가 “재정건전성 대책 필요”


기획재정부가 7일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2020년 5월)은 올해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얼마나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이제까지 들어 본 적이 없음)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을 만큼 나라 살림이 급속도로 망가지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 등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나랏빚을 더 내도 괜찮다”는 안이한 말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1∼3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 적자는 45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 적자는 55조3000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재정수지에 대한 월별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후 1∼3월 기준으로 올해 재정수지 적자 폭과 비슷한 기록조차 찾아볼 수 없다.

재정수지는 일반적으로 유량(flow) 통계이기 때문에 특정 월 기준이 아닌, 한 회계연도(우리나라의 경우 1년)를 주기로 판단하는 것이 맞지만, 월별 재정수지도 재정건전성이 변해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기재부도 그런 이유로 매월 재정수지 동향을 발표한다. 올해처럼 재정수지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시간이 흐른다고 재정수지가 갑자기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

기재부는 “(올해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악화는) 적극적 재정 운용 등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려고 여기저기서 ‘실탄’을 끌어모으다 보니 나라 살림 가계부에 적자가 커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들어올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무분별하게 썼기 때문에 수지가 악화한 것이다. 올해 1∼3월 국세수입은 69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5000억 원이나 줄었다.

문화일보가 정부 전망치를 기초로 올해 경상성장률(물가 상승을 포함한 성장률) 0%, 3차 추가경정예산 30조 원(전액 적자 국채 발행)을 가정해 시산(試算)한 결과, 올해 연간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78조9000억 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9조4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문화일보 4월 27일자 23면 참조). 올해 경상성장률이 0% 밑으로 추락하거나, 3차 추경 규모가 30조 원보다 커지면 재정수지 적자 폭은 더욱 늘어난다.

재정수지가 악화한 결과는 나랏빚 증가로 이어진다. 올해 3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731조600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6조3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2조6000억 원 증가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지금이라도 민관이 힘을 모아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한 총력대응 체제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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