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도심 곳곳에 부착 나서
SNS 활동서 오프라인 확산
언택트 시위로 자리잡나 주목
성착취 음란물 제작·유포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도심 곳곳의 공공장소에 나붙는 포스트잇을 통해 터져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장외 집회·시위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포스트잇 부착이 새로운 형태의 언택트(비대면) 시위 문화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7일 디지털 성범죄에 경각심을 느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모임 ‘프로젝트 리셋’은 지난달 30일부터 ‘디지털 성범죄 근절 릴레이 이슈파이팅’ 운동의 일환으로 포스트잇 부착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와 연대하고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디지털 성범죄의 근절을 원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포스트잇에 적어서 공공장소 등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붙이는 활동이다. ‘n번방 회원 전원 신상공개’나 ‘범죄 수익 환수’ 등의 주장을 함께 적기도 한다.
단체 관계자는 포스트잇이란 방식을 택한 데 대해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해시태그 총공(총공격)’ 등 다양한 운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오프라인으로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SNS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 디지털 성범죄에 경각심을 갖지 않는 사람 등 다양한 대중에게 관심을 촉구하고, 강력한 처벌 요구와 피해자 연대에 동참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행했다”고 말했다.
또 포스트잇을 공공장소에 붙이는 것에 대해서도 단체 측은 “경범죄처벌법은 다른 사람의 집이나 인공구조물에 광고물을 붙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 포스트잇으로 광고가 아닌 내용을 부착하는 것은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 당시의 ‘No Japan’ 스티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 10번 출구 포스트잇 부착 등 과거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활동 취지에 공감해 활동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포스트잇을 붙이기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촬영해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한다. 이날 현재까지 인스타그램·트위터 등 SNS엔 버스정류장·엘리베이터·화장실 등 곳곳에 관련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이 운동은 지난 6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호응이 잇따르면서 마감 기한이 무기한 연장됐다. 단체 관계자는 “자신이 붙인 포스트잇을 누군가 구겨서 버렸다거나, 포스트잇을 붙일 때조차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다는 말을 들을 때면 우리 사회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실감한다”면서도 “지치지 않고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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