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고흥·보성서 시범사업
육지·섬 잇는 배달망 구축
10개코스서 시험운항 마쳐
완도는 내년초에 코스 개발
비행승인 간소화도 팔걷어
육지에서 멀지 않은 섬 주민들의 숙원 ‘드론 택배’의 상용화가 머지않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전남도가 2018년부터 ‘배달 드론’ 개발 및 시험 운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지상에서 초속 10m 이상의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10㎞ 이내 거리까지 적정 중량의 물건을 실은 드론을 날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론, 무인 비행장치 특별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법령 개정 등 선결 과제도 있다. 전남도는 내년 중 도내 일부 도서를 대상으로 ‘드론 택배’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2018년 ‘도로명 주소기반 드론배달점 모델개발 사업’을 추진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드론 시험 운항 사업’, 내년 상반기까지 ‘지역밀착형 주소 기반 드론배달점 확대 및 시범운영 사업’을 잇달아 추진한다. 정부 공모사업 등을 통해 확보한 예산은 총 2억1000만 원이다.
도는 그동안 적정 중량(5∼10㎏)의 물건을 실을 수 있는 드론 모델을 개발한 뒤 실제 드론을 제작했다. 이와 함께 고흥·보성지역에 드론이 뜨고 내릴 수 있는 거점·중계점·배달점 32개를 구축했다. 구축 시점은 2018년 2개, 지난해 28개, 올해 초 2개 등이다.
도는 전문 기관에 용역을 맡겨 최근까지 거점∼배달점, 중계점∼배달점을 연결하는 10개 코스에 드론 시험 운항을 했다. 7개 코스에서는 때마침 강풍이 불어 드론이 중간에 자동 회귀하거나, 조종사가 드론을 강제 회귀시켰다. 나머지 3개 구간에서는 자동 왕복 비행을 마쳤다. 3개 구간은 △고흥 오취마을 해안 공터(중계점)∼고흥 신오마을 입구 옆 공터(배달점) 1.3㎞ △고흥 녹동 신항(거점 주변)∼고흥 상화도(배달점) 2.1㎞ △고흥 오취마을 해안 공터(중계점)∼고흥 상오마을회관 주차장 옆(배달점) 1.1㎞ 등이다. 도는 올해 말까지 32개 드론 이·착륙 지점을 연결하는 다양한 코스에서 시험 운항을 계속할 계획이다.
시험 운항과 시뮬레이션 결과, 지금까지 개발된 배터리 용량으로는 10㎞ 이내 거리까지 택배 물건을 실은 드론을 날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흥·보성지역의 드론 배달점 간 가장 긴 거리가 6㎞인데, 이 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흥 남양우체국∼연등선착장, 고흥 솔섬선착장∼시산도, 보성 벌교우체국∼상진항 등 구간 거리가 6㎞가량이다. 배터리 소모량은 옆바람의 세기, 물건의 중량에 따라 달라진다. 출발지와 도착지에 모두 조종사가 있기 때문에 드론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갈아 끼우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도 관계자는 “드론이 이륙한 뒤에는 공중의 바람이 초속 10m 이상 불어도 비행이 어렵지 않지만, 출발지와 도착지 지상에서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불면 드론의 이·착륙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도는 ‘드론 택배 하늘길’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법령 개정 연구 용역도 6∼7월쯤 착수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섬과 섬 사이에는 안 보이는 지역이 많은데, 비(非)가시권 특별비행 승인을 받는 절차가 한 달가량 걸린다”며 “그 절차를 간소화해 몇 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승인받는 등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312조의2(무인 비행장치 특별승인)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는 내년 중 고흥·보성·완도 지역에서 ‘드론 택배’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완도 지역에도 드론 거점·중계점·배달점 30개가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된다.
고흥군 거금도에서 남동쪽으로 4㎞가량 떨어진 시산도 이장 김경남(58) 씨는 “육지에서 들어오는 택배가 며칠 걸리고, 날씨가 계속 안 좋으면 한 달 가까이 걸릴 때도 있다”며 “드론 택배가 상용화되면 섬 주민 200여 명의 생활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흥=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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