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욱 글·그림, ‘유튜버를 위한 저작권’에서
이영욱 글·그림, ‘유튜버를 위한 저작권’에서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큐레이터·지식재산가·스타트업
양질의 정보 균형있게 전달 역할

디지털 문화 콘텐츠 거대한 규모
수요자 맞춤형 선별 제공이 중요

지식재산에 대한 깊은 이해 더해
세계 무대 문화시장 이끌어 가야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한다. 큐레이터, 지식재산가, 스타트업이 새 강자로 활동할 가능성을 제안한다. 우리는, AI가 편향성을 최소화하면서 양질의 정보를 균형감 있게 효율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도록 인류를 위한 최고의 도구로 발전시킬 의무를 인지하면서, 새로운 전문가들의 활약을 기대한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맞이한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대량의 문화 콘텐츠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다양한 SNS에 자신의 콘텐츠를 제작, 공표하고 있다. 문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다. 온라인으로 문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은 실은 무료가 아니라, 자신의 시간이라는 불가역적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 소비자들은 시간을 소비하는 만큼, 인터넷에서 양질의 정보에 효율적으로 도달해야 한다. 인터넷 정보는 유용한 면도 있으나, 가짜 뉴스가 많아지면서 정확한 정보를 선별할 필요가 많아졌다.

먼저, AI 시대에 큐레이터의 활약이 기대된다. 원래 큐레이터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문화재나 미술품을 관리하고 주제를 정해 전시를 기획하는 전문가를 가리킨다. 인터넷으로 대규모의 디지털 데이터가 공유되면서,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주는 데이터 큐레이팅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제는 AI가 알고리즘으로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선별해 제공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한다.

큐레이터는 통찰력이 관건이다. 어떤 주제를 선정해, 어떤 내용을 문화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인지에서 실력의 차이가 난다. 마찬가지로 AI는 통찰력 있는 알고리즘으로,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개인 맞춤형 정보를 이른 시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지 아닌지에 유용성이 판가름난다. AI의 알고리즘을 개발할 때, 큐레이터의 통찰력, 안목, 정보의 취사선택, 효과적인 전달 방식 등의 일하는 과정을 지도학습에 응용할 수 있다. 문화 수요자에게 단순한 광고성 정보 제공을 넘어서서, 양질의 정보와 사람과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품고 있는 문화 콘텐츠를 각 개인에게 전달하는 AI 큐레이터 양성을 제안한다.

둘째, AI와 지식재산(IP)에 대한 이해를 심화해야 한다. SNS에 블로그나 동영상을 올리면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부지불식간에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 변호사이자 만화가인 이영욱의 ‘유튜버를 위한 저작권 100문 100답’은 수많은 사람이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서 배포할 때에 주의해야 할 지식재산권과 법적 쟁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문화 콘텐츠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자신의 IP를 만드는 기본적인 태도가 전제돼야 한다. 사람이 만들어낸 디지털 데이터가 좋아야, AI가 학습할 양질의 데이터가 확보되는 것이며, 그것을 통해 AI가 인류 문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학습시킬 수 있는 것이다.

2019년 말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AI와 IP 주요 이해에 대한 문건을 홈페이지(www.wipo.int)를 통해 공유하면서 AI, IP와 관련한 정책을 공론화하고 있다. WIPO는 AI가 기술과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발전을 주도하고 있고, 창작의 거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면서 광범위한 산업에 걸쳐서 사용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더욱이 대용량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고, 저렴한 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AI의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전 세계의 IP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WIPO는 기존의 IP 시스템을 수정해 AI 자체와 AI가 작동에 의존하는 데이터를 균형 있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토론 중이다. 이달 5월에 예정되었던 WIPO의 AI와 IP 토론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되기는 했으나, 감염병 위기를 넘기는 대로 조만간 곧 다시 개최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토론회를 위해 전 세계 전문가들이 올 2월에 250건 이상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나라별로 AI에 대해 제출한 의견서가 공개돼 있으니, AI와 IP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살펴보면 좋겠다.

셋째, 문화와 관련된 AI 스타트업 스타의 등장을 예감한다. AI는 국제 문화 교류의 최첨단 도구로서 세계 시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세대들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툴을 즐긴다. 한국의 AI 스타트업은 빠르게 진전하고 있다. AI로 약점을 반복 학습시키는 알고리즘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AI가 추천하는 영화를 감상한다. 나만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 때 손글씨를 모아서 AI에게 학습시켜 나만의 글씨체를 만들고, 내가 만든 영상에 AI로 자막을 넣고 AI 음성을 녹음하며, AI가 작곡·연주한 음악을 골라 넣는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AI 챗봇 앱을 열고 심리상담을 하는데 그 만족도가 높다. 이미 스타트업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감정 AI는 개별화·특화하고 있다.

AI 시대에 큐레이터, 지식재산가, 스타트업은 새로운 문화시장에서 어떤 리더가 될지 기대가 된다. 한국 AI 산업은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세계가 무대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BTS, 핑크퐁의 아기상어,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에서 스타크래프트의 메달 석권,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는 한국 문화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세계 문화를 리드하는 문화 플레이어다. 그 공통점은 인터넷, 스마트폰, SNS 등으로 디지털 문화에서 전 세계에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그 디지털 문화 기반 위에서 AI의 새로운 강자들이 종횡무진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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