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물러난 강춘자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수석부회장의 ‘재집권’ 시나리오가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퇴한 강 전 부회장이 올해부터 위상이 강화되는 KLPGA 자회사인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주식회사(KLPGT)의 새 대표가 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회사 대표 자리는 종전에는 협회 수석부회장이 맡는 무보수 명예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억대 연봉의 ‘커미셔너’가 되면 회장을 능가하는 실질적인 ‘여자골프의 1인자’가 됩니다.

강 전 부회장이 지난달 6일 KLPGA 대의원 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출되면서 애초 “임명해도 자리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당시 총회 참석자는 “강 전 부회장은 ‘아직은 내가 협회에서 할 일이 많다’면서 자회사 대표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강 전 부회장의 복귀 시나리오가 가능한 것도 이런 막강한 권한이 수석부회장에서 사퇴한 이후에도 여전하다는 점 때문이죠. 강 전 부회장은 30년 이상 협회 임원으로 몸담으면서 협회를 사실상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협회 사무국 전무와 사무총장은 물론, 이사 상당수를 자신의 사람들로 채우며 역대 회장들조차 그를 내치지 못할 만큼 막강했습니다. 새로 선임된 협회 수석부회장 등 이사진 상당수가 강 전 부회장의 사람이란 소문입니다. 총회 때 김경자 전 협회 전무가 협회 이사 선출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자회사 이사로 선임된 것도 강 전 부회장의 입김 덕분이라고 합니다. 강 전 부회장의 자회사 새 대표 내정설이 커지자 KLPGA는 느닷없이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회사 대표 공모 공고를 냈습니다. 하지만 다분히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는 지적입니다. 공모 기간이래야 지난 4일부터 6일까지여서 어린이날 휴일을 빼면 이틀에 불과했고 마감 후 지원 현황 및 공모에 따른 향후 새 대표 선임 절차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기자가 강 전 부회장에게 SNS로 문자를 통해 서류 접수 여부를 물었지만, 답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강 전 부회장이 응모했다는 제보와 복수의 KLPGA 회원, 골프장과 기업의 전문경영인, 방송국 간부 등 최소 13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고, 오는 16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새 대표를 임명할 예정입니다. 만일 강 전 부회장이 새 대표가 되면 공모 지원자들을 들러리로 세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