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 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제가 거듭 제안하는 것은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서 해나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미북간 협상의 교착 상황에서 그대로 두고만 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부진하고 언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의 정치 일정을 보면 더 그렇다”고 지적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이슈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사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서 판문점선언 2주년인 지난달 2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고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해가는 과정에서 남북 협력 역시 감염병 방역으로부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닥쳐올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는 만큼 그에 대비해서라도 방역에 협력하면 남북 모두의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적외선 체온계, 마스크 등 코로나19 방역 지원 물품에 대한 제재 면제 승인을 받는 등 문 대통령의 구상을 구체화할 여건도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호응여부에 따라 협력의 범위를 더욱 넓히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 연결이나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개별관광, 이산가족 상봉, 실향민의 고향 방문 등 기존 제안은 모두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사업이 있고, 일부 저촉돼도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사업도 있는 만큼 이를 함께 해나가자”고 제안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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