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갑 비늘’ 등 적발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밀렵이 급증했지만, 야생동물 밀거래 조직은 이례적인 불황을 겪고 있다.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고 ‘주 소비국’인 중국으로 향하는 판로가 막히면서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대규모 불법 밀거래를 종식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야생동물 밀거래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식용문화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동남아시아의 야생동물 밀거래 조직들이 상아와 천산갑 비늘을 중국으로 보내던 ‘수출길’은 현재 차단된 상태다. 전 세계 수천 명의 밀매조직·마약상 정보를 가지고 있는 비영리단체 ‘야생동물정의위원회’의 비밀정보원들은 “불법 야생동물 거래상들에게 지금은 절망적인 시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세라 스토너 야생동물정의위원회 정보국장은 “장기적인 영향은 아닐 것”이라며 이것이 일시적 현상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너무 많은 이들이 관련돼 있고, 여전히 (야생동물이) 고가로 팔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4월에도 중국 당국은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건너가는 코뿔소 뿔과 천산갑 비늘의 대량 선적을 잇달아 적발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의 중간 숙주로 지목된 천산갑을 비롯해 다양한 야생동물이 고가의 식자재나 약재로 쓰인다. 국립 학술단체인 중국공정원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야생동물 거래 규모는 730억 달러(약 87조1400억 원), 종사 인원도 1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탓에 환경 전문가들은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야생동물연합의 팀 위티그 정보국장은 “밀매상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경제적 손실을 본) 상인들이 가능한 한 빨리 제품(재고)을 팔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프리카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부 주민들이 밀렵과 같은 불법 경제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반다 펠바 브라운 선임 연구원은 “밀매 조직 보스들은 향후 몇 달 동안 새로운 밀매 인력들이 넘쳐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는 아프리카 야생동물 보호 기금의 상당 부분을 파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전 세계 국경이 다시 개방되고 야생동물 거래가 급증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시적인 대규모 거래는 불법 거래상들을 한 번에 소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야생동물 소비가 공중 보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 세계가 이번에 새롭게 인식하게 된 만큼 신종 감염병을 방지하고자 하는 나라라면 단속·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위티그 정보국장은 “우리가 그들의 취약점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면 야생동물 밀거래를 종식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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