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묵(38)·베로(여·30) 부부

저(강재묵)는 취업 사이트에서 사람과 사랑을 모두 찾았습니다. 저와 베로는 2017년, SNS로 처음 대화를 나눴습니다. 베로가 쓴 역사 관련 글에 제가 댓글을 달았거든요. 처음엔 번역기를 써가며 영어로 댓글을 달려니 힘들었습니다. 의사소통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대화 주제가 얕지는 않았습니다. 역사 얘기를 주로 했거든요.

베로의 고향인 폴란드는 독일로부터 침략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로는 독일 제품을 쓰더라도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도 일본 제품을 덜 사용하려 하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게 됐습니다.

10개월 후, 폴란드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매일 3만 보 넘게 걸으며 다양한 대화를 나눴죠. 같은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걸 깨달은 저희는 제 여행 마지막 날,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그해 겨울, 베로가 절 보기 위해 한국으로 와줬습니다. 하지만 회사 업무 때문에 그녀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죠. 베로는 제가 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와 연락을 주고받던 메신저를 삭제하고, SNS 계정을 바꿨습니다. 그렇게 저희의 첫 연애는 반년도 못 가 끝났습니다.

베로와 헤어지고 많이 후회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컸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베로의 이름을 검색사이트에 입력했습니다. 그런데, 한 취업 사이트에서 베로의 연락처를 찾았습니다. 당장 연락해 그녀를 붙잡았습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베로와 함께하겠다고 진심을 담아 고백했죠. 그런 제게 베로는 본인이 더 큰 결심을 해주었습니다. 절 위해 한국으로 와주었거든요. 저희는 혼인신고를 하며 부부가 됐습니다. 베로에겐 좋은 남편, 아이에겐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제 꿈이 되었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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