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평균 수출액은 -30% 기록
주요품목 줄줄이 두 자릿수 ‘-’
美·유럽·베트남 50%이상 줄어
“금융위기 때만큼 악화될 우려”
5월 들어서도 우리 경제의 보루인 수출이 반 토막 가깝게 쪼그라들면서 위기감이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월초 실적이라고는 하지만, 지난달 역시 하반기로 가면서 감소 폭이 커진 데다, 전 세계 경기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전체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고꾸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관세청이 내놓은 5월 1∼10일 수출입 실적을 보면 수출액은 69억1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28억8100만 달러)와 비교해 46.3%나 줄었다. 2019년 2월 1∼10일(-57.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정부가 10일 단위로 수출입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16년 4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이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 조업 일수는 5일로 전년 동기 대비 1.5일 적었다. 이에 따라 조업 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3억8000만 달러로 1년 전 대비 30.2% 적었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액 1위인 반도체가 17.8% 빠진 것을 비롯해 주요 품목들이 모두 감소세를 이어갔다. 무선통신(-35.9%), 석유제품(-75.6%), 승용차(-80.4%) 등이 줄줄이 두 자릿수 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선박이 55.0% 증가하며 떠받쳤지만 역부족이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9.4%줄었고, 미국(-54.8%), 유럽연합(EU)(-50.6%), 베트남(-52.2%), 일본(-48.4%), 중동(-27.3%) 등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입액은 95억51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152억500만 달러) 대비 37.2% 줄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는 약 26억3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무역수지(수출액과 수입액 차이)는 2012년 1월 이후 8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8.6%), 원유(-73.8%), 기계류(-19.9%), 정밀기기(-20.1%) 등의 수입액이 줄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69.7%)만 수입액이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23.6%), EU(-7.6%), 미국(-49.8%), 중동(-72.4%), 일본(-24.7%), 베트남(-13.9%)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줄었다.
수출이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몰아쳤던 2009년 5월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24.3%)를 받아든 가운데, 5월에도 두 자릿수 대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우리 경제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연간 누계 수출은 5월 10일까지 1738억3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연휴로 휴업한 자동차 공장, 보수에 들어간 정유사 등의 영향이 컸고 조업 일수가 5일밖에 안 돼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이 컸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 수출 비중이 큰 우리 경제 특성상 수출 감소가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 둔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올해 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이정우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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