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어떻게 우리를 단절시키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가 / 시바 바이디야나단 지음, 홍권희 옮김/아라크네

“투표 이상으로 가장 훌륭한 기회는 사람들이 투표소에서 몇 년마다가 아니라 날마다 중요한 문제에 잘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다.”

페이스북 창립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017년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는 국민과 선출된 지도자들 간의 직접적인 대화와 책임감 확립을 도울 수 있다”는 그의 말에는 전 세계 25억 명의 활성사용자를 확보한 최강의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의 힘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페이스북이 단순히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공동체 발전과 민주주의 심화에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문화역사가이자 미디어 연구자인 시바 바이디야나단은 책 ‘페이스북은 어떻게 우리를 단절시키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가’에서 저커버그의 낙관론을 철저하게 부정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선전물을 뿌려 대고, 중요한 이슈를 생각하지 못하게 그들의 마음을 빼앗고, 증오와 편견에 힘을 불어넣고,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고, 신뢰할 만한 언론을 훼손하고, 과학에 대한 의심을 부추긴다. 한꺼번에 대중 감시를 펼쳐 보이려면 페이스북과 꼭 닮은 것을 만들어 내면 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원제 ‘Antisocial Media’에 함축된 것처럼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이 실제로는 반(反)사회의 중심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페이스북을 오락·감시·주목·자선·시위·정치·허위정보 등 7가지 성격을 지닌 기계로 분석한다. 결국 이렇게 허튼소리나 하는 ‘난센스 기계’에 불과한 페이스북이 인간을 지배하는 테크노폴리(technopol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우리를 클릭한다”는 말이 상징하는 테크노폴리의 위험성은 심각하다. 페이스북을 통해 오보나 거짓 정보가 쉽게 확산된다. 오로지 클릭, ‘좋아요’, 공유, 댓글 숫자로 참여 정도를 측정할 뿐 메시지의 내용과 질을 따지지 않는 메커니즘은 극단적인 메시지와 이미지가 난무하게 만든다. 사용자의 이용 기록을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을 낳는다. 사용자는 페친들과 선호 사이트가 올리는 정보에만 노출됨으로써 갈수록 시야가 좁아진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사용자) 유도에는 탁월하고 숙의에는 끔찍한’ 페이스북의 특성은 결과적으로 건전한 숙의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이 책은 2012년 ‘당신이 꼭 알아둬야 할 구글의 배신’(원제 The googlization of everything)을 통해 ‘모든 것의 구글화’를 경고했던 저자가 또 한 번 보낸 경고장이다. 페이스북의 마법을 넘어서기 위해 도서관, 학교, 대학, 시민단체 등의 기관을 강화하고 유럽연합(EU)식 반독점 규제와 개인정보 보호 등 강력한 정책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마지막 호소는 8년 사이 그의 불안감이 한층 증폭됐음을 보여준다. “증가하는 비자유주의적 과정에 저항하고 정보 생태계를 개혁하기 위해 세계 차원의 입장을 취하려면, 우리는 그것을 곧 해야 한다. 날이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다.” 320쪽, 1만6000원.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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