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가운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원순(왼쪽) 서울시장, 조희연(오른쪽) 서울시교육감과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방역 긴급회의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유은혜(가운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원순(왼쪽) 서울시장, 조희연(오른쪽) 서울시교육감과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방역 긴급회의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교육부·서울시·서울시교육청 긴급회의

고3 등교개학후 감염폭증 우려
학원 등 다중시설 방역도 강화
대형학원 “원격수업 효과없고
재수생·학부모도 원치않을 것”

兪부총리 “방역준수 명령 등
행정권한 적극 행사해달라”


14일 교육부가 서울시·서울시교육청과 학원·독서실·PC방 등 학생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학원에 대한 ‘원격수업’을 권고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을 막고 학교 집단감염 사태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인천지역 학원·과외 강사를 통한 미성년 학생들의 2차 감염이 현실화하자 오는 20일 고3을 시작으로 등교개학이 이뤄질 경우 교육현장에서 대량 감염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대화하면서, 수시간 함께 있는’ 교실 특성상 등교개학 이후 학교가 집단감염의 온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터져 나온다.

이날 오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학생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학원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원격수업 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지자체에는 방역 점검을 강화하고 방역 수칙 준수 명령 등 행정 권한을 국민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유 부총리는 “학원도 원격수업으로 운영해주시길 강력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유 부총리의 언급은 온라인 수업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리면서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 불평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서울 강남의 한 대형학원 관계자는 “이미 고교 재학생에 대해서는 방역 차원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하지 않고 있어 정부 방침에 따라 크게 상황이 바뀌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재수생의 경우는 학생들이 원하지 않아 원격수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수생들은 주변 학생과 경쟁하며 학원 수업을 듣는 몰입도 있는 환경 자체를 원하기 때문에 그 환경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며 “재수생은 원격수업을 하기 애매하고, 학부모들도 반대가 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당국과 지자체의 이날 논의는 중·고교 학생들의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일선 학교와 학부모들은 인천지역 학원 강사 한 명이 학원과 과외를 통해 중·고교생을 집단감염시킨 사례를 커다란 위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만약 등교수업 기간이었다면 학교 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학원 감염 외에도 독서실, 노래방 등에서 이태원 클럽발 2차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교육 당국은 혹시 모를 집단감염을 막고자 학생이 밀집할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이용 자제 권고에 나선 것이다.

교육계에선 등교개학 이후 학교 내 집단감염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 이태원 클럽발 확산을 계기로 코로나19의 재확산 위력을 체감한 상황에서 교실이라는 공간이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좋은 환경을 갖추기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장소였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와 이태원 클럽처럼 교실이라는 공간도 상당히 밀폐돼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한곳에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서 근거리에서 대화하며 생활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때문에 ‘신천지’ ‘클럽’에 이은 제3차 집단감염 발생지를 미리 꼽으라면 ‘학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한편 교육 당국의 학교 방역 및 교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교직원은 전국적으로 약 4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이어가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이를 어긴 교직원의 숫자가 상당한 것이다. ‘원격수업 기간 등교수업 중지’라는 교육부의 방침을 어기고 등교수업을 강행한 학교도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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