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영선(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정부, 공공일자리 120만개 추진

55만+α는 3차추경 통과해야
올배정예산 25兆 다 못썼는데
또 질낮은 일자리에 재정 투입
“기업이 투자·고용하도록 해야”


정부가 14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재정(국민 세금) 일자리를 더 늘리겠다고 밝힌 것은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그러나 “재정 일자리 확대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이미 책정한 상태에서 추가로 재정 일자리를 늘려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등 감세(減稅) 정책까지 총동원해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대본 모두 발언을 통해 “기정 예산(이미 책정된 예산)에 의한 공공 부문 직접 일자리 94만5000개 중에서 코로나19로 추진되지 못한 약 60만 개 일자리를 비대면·야외 작업 등으로 전환해 신속히 재개할 것”이라며 “이에 더해 직접 일자리 55만 개+α를 추가로 만들고, 공무원·공공기관 채용 절차를 재개해 4만8000명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가 말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다 합치면 119만8000개쯤 된다. 기정 예산을 쓰겠다는 60만 개의 재정 일자리야 돈을 집행하면 되지만, 55만 개+α 일자리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국회를 통과해야 집행할 수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책은 지난 4월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5차 비상경제회의 브리핑에서 이미 나온 것을 세부 내용을 추가해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배정된 재정 일자리 예산도 코로나19 때문에 다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고용 대책으로 재정 일자리 늘리기만 내놓은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의 ‘최근 고용동향 및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재정지원 일자리 예산 총액(본예산 기준)은 25조4997억 원으로 2018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41.5%(7조4816억 원)나 급증했다. 올해 1∼2차 추경과 앞으로 나올 3차 추경에 포함될 9조3000억 원 규모의 ‘고용 안정 특별 대책’(전체 규모는 10조1000억 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일자리 예산 증가율은 2년 전보다 97.6%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이번 일자리의 특징으로 ‘디지털 친화형(Digital Friendly)’을 강조했지만 실제 단기, 임시 재정 일자리를 디지털 일자리로 만들어도 결국 질 낮은, 국민 세금 투입 일자리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홍 부총리는 이날 “일자리 유지·창출의 주역은 민간(기업) 몫”이라며 “내수 진작, 투자 활성화, 규제 혁파, 경영 애로 해소 등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이런 말을 여러 번 했지만, 립서비스(lip service·그럴싸한 말로 비위를 맞추는 일)였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규제 혁파와 경영 애로 해소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 대책으로 국민 세금을 활용한 용돈 주기식 일자리 공급을 늘리는 것은 단기 효과만을 노린 것”이라며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 활동을 활성화하는 등 근본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용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시투자세액공제 부활 등 감세 정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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