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권 각계각층 반발 확산

“총선전엔 지어준다 해놓고…”
청주 선정에 ‘납득불가’ 입장
“정부, 선정지 바꿀 수 없다면
더 큰 가속기 지어달라” 요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사업 예정지를 충북 청주(오창읍)로 선정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호남권 각계각층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1조 원 안팎의 사업비를 들여 ‘초거대 현미경’인 차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설치하면 해당 지역에 6조7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 13만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나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 평가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이들은 일단 재심사를 요구하고, 정부 결정이 번복되지 않을 경우 오창에 들어서는 것보다 규모가 큰 방사광가속기를 전남 나주에 건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15일 호남권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등에 따르면 호남권 대학교수와 총학생회 대표 30여 명은 전날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에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입지 결정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평지인 나주는 확장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산악 지형인 오창은 정지 작업에 시간·예산이 많이 들고 부등침하 위험도 있다”며 “오창과 30분 거리인 대전에 중이온가속기가 내년 완공될 예정임에도 수도권 접근성 등 편파적 기준이 비중 있게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위원회, 재경광주전남향우회, 전남사회단체연합 등도 10∼11일 각각 성명을 내고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춘 나주가 탈락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를 추가로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의원 선거 일주일 전인 4월 8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가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광주·전남에 구축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라고도 했다.

이들의 입장은 김영록 전남지사가 입지 선정 당일인 8일 입장문을 내고 세부적인 평가 결과 공개와 재심사를 정부에 요구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김 지사는 당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오창이 선정된 것은 과학계 테크노크라트 세력의 수도권 중심사고에서 기인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최근 간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강조한 ‘세계 속 첨단기술 강국’을 위해 호남권에 대형 과학기술 시설이 반드시 유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 관계자는 “오창에 들어서는 것은 ‘중형’ 가속기인데, 정부 결정이 번복되지 않으면 기술 강국에 필요한 ‘대형’ 다목적 가속기가 나주에 들어와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무안=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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