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에 눈물바다를 가진 우리 엄마께.
엄마, 사랑하는 우리 엄마! 엄마의 소중한 딸 지민이야.
엄마, 내 눈 어때, 예쁘지? 안경 낀 내 얼굴은, 똑똑해 보이지? 엄마, 내가 여섯 살 생일을 맞이하던 날 했던 시력검사에서 내 눈이 너무 좋지 않다고 큰일이라며 의사 선생님이 무섭게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 그때 엄마는 무섭게 말씀하시는 의사 선생님 앞에서 울고 또 울었잖아. 그러고도 믿기지 않는다며 큰 병원을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며 확인했지.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눈 검사받고 치료받을 때마다 내 모습을 안쓰러워했잖아. 엄마, 여섯 살 때부터 지금까지 나 봤어. 밤마다 엄마가 성모상과 십자가 앞에서 무릎 꿇고 두 손 모으고 울면서 기도하는 모습, 나 재워주면서 내 눈 만지며 눈물 흘리는 거 봤어. 그때 엄마가 엄마 눈이 멀더라도 좋으니까 내 눈 좋아지게 엄마 시력을 나한테 주라고 울면서 기도했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엄마는 기도하고 있더라고. 그런데 엄마, 나는 내 눈이 조금씩 좋아질 때마다 걱정이 더 많이 됐어. 혹시 정말 엄마 기도가 이뤄져서 내 눈이 좋아지고 엄마 눈이 멀면 어떡하나 하고.
엄마 미안해. 안경 낀 내 얼굴이 보기 싫다고 집에 있는 모든 거울을 치워달라고 해서 엄마 마음 더 아프게 한 거 말이야.
나 이제 괜찮아. 지금은 눈도 많이 좋아지고, 학교에 안경 낀 친구들도 많아. 그리고 엄마, 이젠 시력 나한테 주라고 기도 그만해. 엄마가 나를 볼 수 있어야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다는 내 웃는 모습도 보고, 내가 예쁘게 자라는 것도 볼 수 있고 또 내가 바르게 자랄 거 아니야. 내 소원은 이제 엄마가 내 눈 때문에 걱정 안 했으면 좋겠어. 만약 엄마가 내 눈이 아주 안 좋은 상태라고 했을 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으면 지금쯤 내 눈이 어떻게 됐을까 무섭기도 하지만, 훌륭한 부모님이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나 행복하고 고마운 생각이 더 들었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엄마한테 이제야 걱정하지 말라고 나 괜찮다고 그리고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해.
내가 너무 오랫동안 엄마 가슴에 눈물바다가 생기도록 했나 봐. 엄마 가슴에 있는 눈물바다는 내가 올바르고 훌륭한 사람이 돼서 기쁨의 바다가 되게 할게요. 엄마, 건강하세요. 정말 정말 진심을 담아 고맙고 사랑해요.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 이지민 올림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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