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에 “초당적 협력” 밝히자
총리실, 뉴스 유포 질책 ‘화답’
‘가짜뉴스’로 곤욕을 치렀던 키어 스타머(사진·58) 영국 노동당 신임 대표가 정치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의 ‘산파’로 떠올랐다. 여당인 보수당이 스타머 대표에 대한 가짜뉴스 유포에 동참한 당내 하원의원들을 질책하면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놓고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였던 여야가 코로나19라는 악재 앞에 화해 무드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가디언에 따르면 나딘 도리스 보건장관을 비롯해 스타머 대표를 비방하는 가짜뉴스가 담긴 동영상을 트위터 등에 게재한 보수당 의원들이 최근 원내총무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도리스 장관을 비롯해 루시 앨런(텔포드)·마리아 카울필드(로웨스) 의원 등이 리트위트한 22초짜리 동영상은 스타머 대표가 2013년 검찰총장 재임 당시 무슬림계 아동성착취 폭력조직 ‘그루밍 갱’을 기소하는 것을 방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국 내 극우조직에서 제작한 해당 동영상에는 스타머 대표가 피해자들의 진술을 무시하고,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 내용은 사실과 정반대다. 스타머 대표는 당시 “엄격한 진술과 사실에 입각해 범죄자들을 기소하라”는 지침을 밝혔는데, 동영상 내용은 이 중 일부 발언을 발췌해서 편집·왜곡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리실은 “해당 동영상들은 곧바로 지워졌으며, 의원들은 자신이 올리는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원내총무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총리실과 보수당의 방침은 지난 4월 취임한 스타머 대표의 협력 의사에 대한 화답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온건 좌파로 평가되는 스타머 대표는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정부와 건설적인 협력을 약속한다”며 “노동당은 견제도 하겠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협력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 11일 의회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그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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