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6가 15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 1번 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은6가 15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 1번 홀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티샷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KLPGA’ 첫날 표정

“연습만 하다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덕분에 챌린지 배지’ 단 박성현
“無갤러리·無소음 신기한 경험”

최혜진 “이글 때 혼자 웃었지요”
배선우 “일본에서 부러워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 주요 골프투어 중 처음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42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 원)이 예상보다 깔끔하게 운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LPGA 챔피언십은 전 세계가 주목한 가운데 개막됐다. 15일 오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 산길·숲길코스(파72)에서 2라운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엄격히 따르고 있다. 이날 박성현을 비롯해 참가자 중 상당수는 의료진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의미로 모자에 ‘덕분에’ 챌린지 배지를 달았다.

KLPGA투어가 열린 것은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개막전으로 치른 효성 챔피언십 이후 5개월 만이다. 모처럼 필드에 나온 참가자들의 표정이 밝은 이유다. 선수들은 “무관중 경기라 어색했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기약 없이 연습만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대회에 나와 경기하면서 생동감을 찾았다.

이보미가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골프장에서 KLPGA 챔피언십 1번 홀 티샷을 한 뒤 타구를 살피고 있다.  뉴시스
이보미가 14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골프장에서 KLPGA 챔피언십 1번 홀 티샷을 한 뒤 타구를 살피고 있다. 뉴시스
첫날 공동선두에 올랐던 배선우는 “갤러리가 없어 생소한 느낌”이라면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따라야 하기에 약간은 불편하지만,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선우는 일본에 머무르다 이번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24일 귀국했다. 배선우는 한국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을 일본에서 부러워한다고 전했다. 배선우는 “2주간 집에 있으면서(자가격리) 연습하지 못해 힘들었다”면서 “마음을 비워서인지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선두에게 6타나 뒤진 공동 59위로 2라운드를 출발한 박성현은 “지난해 12월 이후 첫 출전”이라면서 “그동안 주 1회에서 많으면 3번 정도 연습했지만 미세한 부분들이 무뎌진 듯하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1번 홀부터 기자들이 많아 놀랐다”면서 “(무관중이기에) 미세한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주로 예정된 고진영과의 매치에 대해 박성현은 “처음엔 이벤트 대회에 참가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같은 스폰서 소속사가 됐기에 함께하면 재밌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물론 부담감은 조금 있다”고 밝혔다.

최혜진은 “대회에 참가하니 연습 라운드와는 달리 감각이 올라오는 것 같다”면서 “갤러리가 없어 첫 홀에서 버디를 해도 인사하기가 애매해 어색했고, 이글했을 때도 혼자 웃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굉장히 어색하고 친구들과의 연습 라운드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오지현은 “가는 곳마다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를 쓴 캐디와 소통해야 하지만, 출전한다는 사실만으로 너무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까지 2부에 머물던 김유빈은 “원래 2부투어는 관중 없이 치르는 경우가 많았기에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오랜만에 경기에 나오니까 쇼트게임이나 거리감각은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주=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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