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가 비(非) 지상파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16일 방송된 ‘부부의 세계’ 마지막회는 전국 시청률 28.4%(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지상파를 제외한 채널에서 방송된 역대 드라마 중 최고 성적이다.

이 날 방송에서 지선우(김희애)와 아들 이준영(전진서)은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 과거의 상처들을 지워나가며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발을 내디디고 있었다. 그러나 이태오의 존재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이태오는 이준영을 데리고 갔고, 달려간 지선우도 “우린 끝났다”며 “준영이 위해서라도 더는 부끄럽게 살지 마. 그게 당신이 준영일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게 1년의 세월이 흐른 후 손제혁(김영민)과 헤어진 고예림(박선영)은 홀로 섰고, 여다경도 자신의 꿈을 그려가고 있었다. 이태오는 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선우는 하찮은 감정에 매달려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다는 뼈아픈 각성과 함께 자신의 몫을 살면서 묵묵히 아들을 기다렸고, 이제 스스로를 용서해도 된다는 신호처럼 이준영이 돌아왔다

지선우와 이태오는 이준영을 잃고 나서야 관계가 끝났다. 사랑으로 미래를 꿈꿨던 약속들은 허무만을 남겼지만, 지선우와 이태오는 서로를 증오하고 또 연민했다. “삶의 대부분을 나눠 가진 부부 사이에 한 사람을 도려내는 일이란 내 한 몸을 내줘야 한다는 것. 그 고통은 서로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거”를 깨닫고 나서야 지선우는 “모든 상황을 내가 규정짓고 심판하고 책임지겠다고 생각한 오만함”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모든 집착을 버린 지선우에게 찾아온 구원의 시간은 오래도록 곱씹을 완벽한 마침표였다.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이태오는 자신의 잘못을 직시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걸 잊어버리면 아빠처럼 멍청한 짓을 하게 돼. 널 제일 아껴주고 지켜주는 사람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거 명심하고”라는 말은 진심이었으나, 정작 그의 삶에는 적용되지 못한 허무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재결합을 꿈꾸던 고예림은 애써도 사라지지 않는 불안과 의심을 인정하고 헤어졌다. 불안 위에 세워진 관계는 어떤 이름을 붙여도 지옥일 수밖에 없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의 민낯과 쉽게 끊어낼 수 없는 관계의 이면을 마지막까지 치밀하게 짚어내며 마무리됐다.

안진용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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