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 뮤지컬 ‘최후진술’ 리뷰

“무대의 조명이 꺼지면 내 주인공이 밤하늘의 별이 되네.”

최민우가 이런 가사의 노래를 부르고, 백형훈이 별 모양의 조형물에 앉으며 극이 끝났다. 관객이 일제히 기립할 때 함께 일어나서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쳤다. 뮤지컬 ‘최후진술(사진)’을 보고 나서였다.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2관에서 막바지 공연 중인 이 작품은 2인극이다. 소극장에서 배우 2명이 막간 없이 2시간 동안 극을 이끌어가면 그들의 노래, 연기 공력이 뻔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관객이 마스크를 쓴 채로 매번 들어찼다는 것은, 배우들의 공력이 그 눈높이를 만족시켰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감염병 사태로 타격을 받은 대학로를 지킨 최후의 병사 같은 작품이라고 할까.

이희준 작가가 극본을 쓴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를 주인공으로 한다. 지동설을 지지했던 그가 종교재판에서 사형을 면하려 천동설이 맞는다는 내용의 책을 쓰겠다고 한 사실을 바탕으로, 가상 이야기를 꾸며 양심과 생존의 교환 문제를 다룬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극은 시종 경쾌하게 펼쳐진다. 갈릴레이가 진실과 거짓 증언 사이에서 끝까지 갈등하는 모습을 여러 인물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조망하며 극을 속도감 있게 전환한다.

지동설을 설파한 코페르니쿠스와 천동설을 지지한 프톨레마이오스, 우주에 수많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다가 화형당한 철학자 브루노, ‘신’을 자처하는 프레디, 종교재판의 불합리함을 비판한 영국 시인 밀턴 등이 무대에 등장한다. 1564년생 동갑임을 내세우는 셰익스피어는 시종 갈릴레이와 동행하며 예술과 인생에 대한 생각을 펼친다.

갈릴레이 역을 맡은 백형훈은 디테일이 살아 있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워낙 빼어난 가창에 무르익은 연기가 더해져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최민우는 10번이 넘게 옷을 바꿔 입으며 1인 다역의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캐릭터마다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노래도 캐릭터에 맞춰 부르기 때문이 감탄이 나온다. 그는 현재 방송 프로그램 ‘팬텀싱어’에서 가창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가수와 연기자의 길을 병행할 실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장인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뮤지컬 ‘최후진술’은 지난 2017년 초연한 이후 매년 재공연을 할 만큼 호평을 얻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 백형훈 이외에 이승현, 김순택, 노희찬이 갈릴레이 역을 연기하고 있다. 1인 다역은 최민우 외에 유성재, 최성욱, 현석준이 맡았다. 5월 31일까지.

글·사진=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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