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하의 인류 5대 ‘古朝鮮문명’ - (16) 10진법 창조·전파
- 한민족 문명학
남한강 유역 하진리서 발견한 줄새김 자갈돌… 고조선 계승해 농경 기념비·별자리 돌판·토기·돌검 제작 활용
조선 ‘천상열차분야지도’ BC 511년 별자리 그린 것… 1년 365일 주기·24절기 정립했고 달력도 만들어
문화재청과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2014년 6월 16일 남한강 유역인 충북 단양군(수양개) 하진리의 남한강변 구석기 유적 발굴작업 도중에 3개 층으로 구성된 구석기 유적의 최하층(제3문화층)에서 ‘줄새김 자갈돌(눈금돌)’을 비롯해 총 1만5000여 점의 유물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줄새김 자갈돌’이 출토된 제3문화층의 연대 측정은 두 기관에서 39,930bp와 39,680bp(CAL)로 측정됐다. 즉 남한강 유역 단양 하진리에서 약 3만9000년 전 옛 한반도 말기 구석기인의 ‘줄새김 자갈돌’이 출토된 것이다.
이 ‘줄새김 자갈돌’에는 21개의 줄이 1개 눈금 평균 4.141±0.326㎜의 간격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계측됐다. 이 유물을 발굴한 고고학팀은 이 ‘줄새김돌’을 말기 구석기인들이 분명히 의도적으로 같은 길이를 계산하고 만든 눈금 선이라고 보고, 이 ‘줄새김 자갈돌’을 구석기 말기∼초기 신석기인들이 어떠한 용도로 사용했고, 자갈돌에 새겨진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갈돌에 대한 연구를 학계에 요청했다.
또한 1937년 체코슬로바키아 모라비아 지방 베스트니츠 마을에서 발견된 약 3만 년 전의 7㎝ 크기 어린 늑대 정강이뼈에 새겨진 55개의 눈금은 5개씩 무리 지어 배열되어 있어서 구석기인들이 약 3만 년 전에 셈법의 개념을 정립했음을 알려주었다. 또한 아프리카 나일강 상수원의 하나인 에드워드 호숫가의 이샹고(Ishango)에서 1960년 벨기에 브뤼셀대 교수인 지질학자 하인젤린(1920∼1998)에 의해 발견된 약 1만9500년 전의 짐승 뼈인 ‘이샹고 뼈(Ishango Bone)’에 그려진 세 개의 행에 새겨진 눈금을 두고 세계 학계가 아프리카의 말기 구석기인의 숫자 개념 형성과 후일 이집트문명의 ‘10진법(decimal system)’ 형성의 기원까지 논하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옛 한반도 남한강 유역 하진리 ‘줄새김돌’이 ‘길이의 척도’임은 다음의 사실에서 확인된다.
첫째, 하진리 ‘줄새김돌’의 21개 줄의 ‘눈금’ ‘사이 길이’가 평균 0.4141㎝로 균일하다.
둘째, 하진리 ‘줄새김돌’의 자갈돌 전체 길이는 20.6㎝인데, 중앙에 새겨진 눈금칸 20개의 총 길이는 8.2816㎝에 불과하고, 좌우(또는 상하)에 10㎝ 이상의 긴 여백이 남아 있다. 이것은 눈금을 30개 이상 새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개 눈금칸만을 새긴 것으로서, ‘20개 눈금칸’을 1단위로 한 8.2816㎝의 자 ‘척(尺)’(즉 1尺)을 사용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셋째, 수양개 6지구 하진리 ‘줄새김돌’은 이 지역 구석기인들이 ‘표준척’을 채택해 사용한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셈법 언어(수사·數詞)의 구조는 잘 변하지 않는 것인데, 구석기·신석기시대의 셈법 언어는 당시 용어로는 알 수 없고, 고대·중세 및 현대 한국어에 그것이 남아 있으므로, 이를 통해 추적해 볼 수 있다. 즉 한국어(고대·중세·근대·현대 포함)의 셈법은 정확하게 ‘10진법’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1부터 10까지는 각각 숫자의 독립된 명칭을 갖고 있고, 11부터는 ‘위치’를 한 단계 격상해 옮겨서 1단계의 끝자리의 명칭에 다시 1∼9까지의 명칭을 붙여, 20이 되면 새로 독립된 명칭을 만든 후 또 위치를 한 단계 격상해 옮겨서 1∼9까지의 명칭을 붙이는, 매우 정확하고 기계적인 ‘위치적 10진법(positional decimal system)’ 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의 정확한 ‘위치적 10진법’의 셈법 표시는 백(온, 百)·천(즈믄, 千)·만(만, 萬)을 넘어서 무한대로까지 10진법을 적용하는 과학적, 기계적, 논리적 체계를 갖고 있다.
남한강 유역 말기 구석기인의 10진법은 그 후 1만2000년 전 지구가 온난화되어 구석기인들이 동굴에서 나와 신석기문화를 만들면서 신석기인으로 진화하자, 이 지역 신석기인의 ‘10진법’으로 계승·확산되었을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한강 유역과 금강 상류에서 동아시아 최초의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이 시작되어 옛 한반도 전체와 북위 40도선 이북의 새 개척지에도 전파되었으므로, 남한강 유역의 ‘10진법’은 옛 한반도 신석기인 문화유형의 이동과 확산에 동반해 전체 동아시아에 전파되었을 것임을 논의하는 것도 또한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 옛 한반도 신석기문화의 ‘10진법’이 ‘고조선문명의 10진법’으로 발전될 수 있음은 당연한 문화 전승 귀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고조선문명의 첫 기반인 신석기시대 한강문화에서 수양개 ‘눈금돌’ 척도를 계승한 10진법의 ‘척도’를 계속 사용했다는 증거는 한강문화 고고유물에서 증거를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충북 옥천군 남곡리에는 신석기시대 농업경작의 업적을 기린 기념선돌이 남아 있다. 남곡리 1호 선돌(남곡리 개미재 선돌)은 기념하는 업적 내용을 선돌 표면에 논밭 고랑 45개를 등간격의 줄로 새기어 표시했다. 위의 직삼각형 부분을 제외하면 고랑줄의 길이는 약 41㎝이고, 줄의 간격은 3∼4㎝이며, 줄의 깊이는 최대 1㎝로서 모두 끌(돌끌)로 쪼아서 새긴 것이었다. 농경생활 건축물 제작에 사용한 것이다.
또 충북 청주시 청원의 아득이 고인돌 유적 가운데, 사암을 손질해 편평한 네모꼴(32.4×25×5㎝)로 돌판을 만들고 그 위에 크고 작은 금을 파서 북두칠성·용자리·곰자리 등의 별자리를 새긴 돌판이 발굴됐다. 한강문화 지역에서는 중요한 토기(예: 의례용 토기, 붉은 간토기 등)의 제작에서는 하진리 ‘눈금돌 척도’와 같은 길이의 척도를 사용한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고조선문명의 첫 기반인 신석기시대 한강문화에서는 돌검 등 무기의 제작에서도 남한강 유역 수양개 하진리 출토 ‘눈금돌 척도’와 동일한 ‘길이 척도’가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석기시대 ‘한’족의 한강문화·대동강문화와 ‘맥’족의 홍산문화, ‘예’족의 신석기문화가 BC 30세기∼BC 24세기 고조선 국가의 건국을 계기로 합류하고 통합되어 인류 최초 5대 독립문명의 하나인 ‘고조선문명’을 창조하는 단계에 들어서자, 고조선문명은 당연히 한강문화의 ‘10진법’을 계승, 채용해 한 단계 더 높은 문명을 창조했다.
또한 고조선문명의 ‘10진법’은 옛 한반도에서 건국된 고조선 국가의 영역이 만주의 요동·요서 지역으로 확대되고, 그 이후 더욱 영역이 확대되는 데 비례해 고조선문명권(圈)의 보편적 셈법으로 전파 확산됐다고 해석된다. 고조선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산동반도와 황하 및 회수 사이의 옛 중국 동해안에 이주해 정착하고, 일본 열도의 규슈(九州) 지방 등에 이주해 정착하자, 고조선문명의 ‘10진법’은 이 지역에도 고조선 이주민들과 함께 전파·확산되었음을 추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 고대학자들이 약 6000∼5800년 전에 동방 진(震·辰)국으로부터 황하 유역으로 이주해 와서 문명을 가르쳐 주었다고 기록한 고조선 이주민 태호(太호)의 족장 부부의 문장으로 태양 아래 족장 머리 위에는 ‘자(尺)’를, 족장 부인의 머리 위에는 ‘가위’를 그렸다. 태호족 족장이 고(古)한반도 고조선 진(辰)국 지역에서 갖고 이주한 상징 그림 머리 위의 ‘자(尺)’가 고한반도 수양개 하진리 출토 10진법 ‘눈금돌 자’의 연속선상에 있음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산동지역에 처음 고조선 이주민들이 세운 고대국가 가운데 박(밝)국은 점차 발전해 상(商)국이 되었고, 상국은 ‘10진법’을 사용했다. 상의 ‘10진법’은 고조선문명의 ‘10진법’이 전파된 것이다. 필자는 고중국 황하문명의 10진법, 12진법, 60진법 혼용 가운데서 10진법은 고한반도 고조선 이주민인 태호족과 상의 건국 세력이 고조선문명에서 가져간 것이라고 본다.
옛 한반도에서는 이미 3만9000년 전에 ‘10진법’의 길이 ‘표준척’이 고안되었으며, 이를 계승한 신석기시대 한강문화와 뒤이은 고조선문명에서는 이집트문명과는 다른 별도 고한반도 기원에서 그 이전에 ‘10진법’이 사용되었음이 증명되는 것이다. 이집트문명의 10진법에는 1만9500년 전의 이샹고 뼈의 10진법 유물이 배경에 관련되어 있다. 고조선문명의 10진법 배경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3만9000년 전의 하진리 ‘눈금돌’ 10진법 척도가 출토되어 있다. 고중국문명의 10진법은 고조선문명의 10진법이 태호족·소호족과 상의 건국 세력을 통해서 전파된 것이다.
현재 세계 학계의 인류문명사 연구는 10진법이 이집트문명에서 형성되어 세계에 전파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이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인류문명의 최저변의 과학적 기초가 된 10진법은 2개의 기원을 갖고 있음이 판명됐다. 그 하나는 동방에서 고한반도에서 탄생한 고조선문명의 10진법이다. 동방의 10진법은 고중국문명을 포함해 모두 고조선문명에서 전파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집트문명의 10진법이다. 서양의 10진법은 이집트문명의 10진법이 전파된 것이다.
인류문명 진보의 3단계 법칙을 일찍이 정립했던 오귀스트 콩트는 인류의 문명 창조 지식이 수학·천문학·물리학·생물학·사회과학의 순서로 체계화되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고조선문명에서도 이 체계적 진화가 뚜렷하게 보인다. 고조선문명은 10진법과 햇빛살, 돌 건축물을 기하학적으로 도안·설계하는 놀라운 기하학적 지식, 고인돌 판에 새긴 해·달·별들의 그림, 광물의 여러 가지 합금 기술에서 매우 우수하고 독특한 문명의 시작을 유형화해 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국보 228호로 지정되어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는 고구려의 석각 탁본을 이성계의 명으로 돌에 새긴 전통시대 세계 최고의 정밀한 성좌도이다. 이 유물은 1467개의 별을 북극성을 중심으로 3개의 원 울타리와 28개의 분야로 구획해 별자리를 정확히 그린 별자리 지도이다. 현대 천문학은 북극성으로부터의 거리와 각도만 있으면 별자리의 연대를 정확히 알아내는 ‘공식’을 정립했다. 자연과학자들이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를 이 공식에 그대로 대입해본 결과, 이 별자리는 BC 511년의 하늘을 그린 것이었다. 즉 고조선 시대 고인돌 뚜껑 등 돌에 새긴 별자리를 고구려가 탁본 뜬 것을 이성계가 다시 비석에 새긴 것이었다. 서양 고대의 별자리 관찰은 점성술로 정립되었는데 고조선의 천문학은 해와 달, 별자리 운행의 규칙성을 장기간 관찰해 1년 365일 주기와 24절기를 정립하고 ‘달력’을 작성해 농업 등 과학적 생활에 응용하는 과학으로 크게 발전했다. 강화도 마니산의 고조선 유적 참성단은 제천과 함께 해·달·별을 관측하는 천문대 유적이었다. 고중국에서 ‘은역(殷曆)’ ‘상역(商曆)’이라고 말하던 달력이 ‘고조선 달력’이었다. 중국 고문헌 ‘삼국지’ 예(濊)전은 “(예족은) 별자리 움직임을 보고 농사의 풍흉을 예견했다”고 기록했다.
자연과학자들이 정밀하게 밝혀내겠지만, 고조선문명은 10진법과 과학·기술에 기초해 성립된 인류 5대 문명의 세 번째 탄생한 최초 독립문명이었다.(문화일보 4월 22일자 14면 15회 참조)
서울대 명예교수
■ 용어설명
천상열차분야지도 : 조선 태조 4년(1395) 음력 12월 석판에 새겨 만든 천문도(天文圖).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천(全天) 천문도 중 하나로 문신 권근, 천문학자 류방택과 서운관 직원 등 모두 12명이 만들었다. 이는 하늘의 모습을 12차(12次·목성의 운행을 기준으로 설정한 적도대의 열두 구역)와 분야(分野·역대 왕조에 대응하는 땅의 영역)로 배열해 놓은 그림이다. 천문도에는 성도(星圖)와 함께 24절기에 따른 혼효중성(昏曉中星·초저녁과 새벽에 남중하는 별), 해와 달, 동양의 우주구조론, 천문도 제작 경위, 제작자에 관한 내용 등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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