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자연보호회(The Nature Conservancy)의 ‘숨겨진 이면’을 탐사보도 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단체는 1951년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자체 사무실조차 없어 다른 단체와 함께 쓰며 출발했다. 그러나 1980년 77명이던 직원이 2003년엔 3200명으로 늘어났고, 528개의 사무실을 두며 급성장했다. 기업과 개인의 후원금으로 닥치는 대로 땅을 사들였고, 후원자에게 낮은 가격으로 되팔았다. 구매자는 개발 이득과 세금 혜택을 통해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이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공생해 왔다. 회계 장부 조작을 통해 30억 달러나 되는 후원기금을 임원들의 사금고처럼 유용한 것도 들통났다.
지난 2018년 한 매체가 국제구호단체 한국유니세프의 실상이라며 보도한 기사도 새삼 연상된다. 2017년 기준 후원금은 145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유니세프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에 10층짜리 사옥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비록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중개수수료가 낮으나 이자율이 높은 은행과의 거래를 검토했다가 내부 고발자로 인해 배임 미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내부 고발자는 해고당했다가 이후 복직됐다. 사무총장은 사표를 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연대, 그리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 관련된 복마전 의혹은 이런 사례들과 차원이 다르다. 자연보호회와 한국유니세프는 존속하고 신뢰도 많이 회복했다. 그러나 정대협과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훨씬 악의적이다. 할머니들의 쉼터라는 명목으로 비싼 값에 사들이고, 싼값에 되팔거나, 후원금을 사금고인 양 마구 사용했다. 이쯤 되면 깨끗이 잘못을 인정해야 할 텐데, 오히려 친일세력의 공격 등으로 역공을 취한다. 회계 부정과 친일·반일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공익단체는 투명성이 생명이다. 그렇잖으면 사기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른 시민단체들이 유탄(流彈)을 맞게 생겼다. 벌써 ‘시민단체에 후원금을 안 내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미 정의연에 기부했던 사람들은 분노와 함께 허탈해하고 있다. 정대협과 정의연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단해야 한다. 죄질이 나쁘고, 자정 의지도, 능력도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