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알선대가 거액 수수
軍 사법체계 심각히 훼손”


군납업자로부터 1억 원 안팎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호(54) 전 고등군사법원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22일 오전 10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6000만 원을 선고하고 941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누구보다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무관들의 직무 사안 알선 대가로 합계 5910만 원이라는 거액을 수수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군 사법체계의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일반사회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법원장은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군에 어묵 등을 납품하는 경남 사천의 식품가공업체 M사 대표 정모(46) 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았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도와달라’며 봉사단체 회원인 건설회사 대표에게 요구해 한 달에 100만 원씩 총 3800만 원을 송금받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이 전 법원장 측은 지난 2월 7일 열린 두 번째 공판 기일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 뇌물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3월 17일 열린 정 씨의 첫 공판에서 정 씨는 “이 전 법원장 등에게 뇌물을 준 것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고등군사법원장은 준장급 군 고위인사다. 국방부는 이 전 법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지난해 11월 18일 파면 조치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강성용)는 지난해 12월 9일 이 전 법원장을 구속 기소하고, 같은 달 31일 정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법원장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정 씨는 최모(53) 전 사천경찰서장에게도 1100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서장은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으로 검찰과 충돌했던 경찰 간부로, M사 관련 고소사건의 수사 정보를 정 씨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 15일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당일 재판에 차질이 발생해 선고를 한 주 연기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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