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용서받기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아”…1심 징역 25년 유지

투숙객 3명을 숨지게 한 60대 전주 여인숙 화재사건 방화범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 김성주)는 22일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모(63)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기관이 CCTV 영상 등 증거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범행 당시 사건 장소를 지나간 사람은 피고인뿐이고 2∼3분이면 지날 수 있는 여인숙 앞 골목에 6분가량 머물렀으며 좌측 운동화에서 발견된 용융흔(녹아내린 흔적)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투숙객 3명이 사망에 이르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극도의 신체적 고통과 공포를 겪었을 것이 명백하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용서를 받기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아 1심의 형이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19일 오전 3시 47분쯤 전주시 완산구 한 여인숙에 불을 질러 투숙객 김모(83), 태모(76), 손모(72) 씨 등 3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폐지와 고철을 주우며 생계를 이어온 이들은 매달 12만 원을 내고 2평(6.6㎡) 남짓한 여인숙 방에서 숙식을 해결해오다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여인숙 주변 골목 CCTV 등을 분석해 김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난해 9월 22일 검거했다. 동선 추적 결과 김 씨는 불이 나기 직전 자전거를 타고 여인숙 골목에 들어가 6분가량 머물렀다. 김 씨가 10여 분 후 화재현장으로 돌아와 지켜보는 모습도 CCTV에 포착됐다. 김 씨는 2010년 2월 현주건조물방화죄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불을 지르지 않았다”며 줄곧 혐의를 부인하다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배심원들을 김 씨에게 유죄를 평결했고, 재판부도 배심원 평결을 인용해 유죄를 선고했다.

박팔령 기자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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