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병원 연구진이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초고감도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25일 화순전남대병원에 따르면 핵의학과 민정준 교수·김동연 박사 연구팀이 최근 악성 흑색종에서 분비되는 멜라닌 분자에 강하게 흡착하는 벤자마이드(benzamide) 유도체를 이용해 새로운 분자 영상 정밀진단기술을 개발했다. 원발병소(병이 처음 생겼던 부위)는 물론 1㎜ 미만의 작은 암이 전이된 병소까지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영상 프로브(probe)를 제작한 것이다. 프로브란 생체 내 특정 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도구를 말한다. ‘DMPY2’라고 명명된 이 물질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프로브보다 진단 성적과 생물학적 특성이 훨씬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악성 흑색종은 초기에 진단될 경우 수술을 통해 제거하면 되지만, 일단 전이되면 1년 내 사망률이 75%에 이를 만큼 치사율이 높다. 이 질병에 걸린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조기진단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 성과는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약칭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5월 21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한 국내특허 등록에 이어 해외특허도 출원했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DMPY2 구조를 기반으로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를 실현할 수 있는 제제도 개발 중이다. 테라노스틱스는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뜻의 영어 합성어다. DMPY2의 구조적 특성에다 치료용 방사성 핵종을 결합시켜 악성 흑색종의 표적 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어니어 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 연구를 진행해 왔다.

광주=정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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