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건호의 ‘생성과 소멸’, 절제된 단순 구조지만 무언가 심오한 성찰이 농축돼 있는 것 같다. 형태의 실마리를 따라가 보면 사유의 심연에 다다르지 않을까. 생성이 있으면 소멸이 있듯, 존재란 팝업(pop-up)처럼 떴다가 종적을 감추는, 그렇게 유전(流轉)하는 것이다.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는 섬뜩한 경구를 재치와 은유의 설법으로 전하니, 곱씹는 맛이 있다. 병 속에 담긴 달콤한 생즙도, 병 자체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거품으로 사라지는 이치가 읽힌다. 옳거니, 지금의 처지에서 일희일비하지 말고, 항상 정반대의 상황을 염두에 두자.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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