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 前직원 폭로
“후원자들, 지출 비공개 항의도”


“후원금 중 70% 이상이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를 위해 써달라고 들어오는 지정 기탁금이었지만, 제대로 쓰이지 않았어요. 계좌에는 후원금이 계속 쌓여가는데 정작 할머니들이 원하는 곳에 쓰이는 돈은 없다는 생각에 회의감도 많이 느꼈죠.”

대한불교조계종이 운영하는 경기 광주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주거복지 시설 ‘나눔의 집’에서 수년 동안 직원으로 근무했던 A 씨는 2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불거진 후원금 유용 논란과 관련해 “저도 과거 일하면서 느꼈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에 할머니들의 병원 진료 등을 위해 외출에 동행하는 일이 자주 있었는데 모든 지출을 자비로 하시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할머니들이 원하는 음식을 사무실에 얘기하면 ‘나중에 사 드리겠다’ 하고는 후원자에게 그 음식을 사 오도록 유도하는 일도 많았다”고 말했다.

A 씨는 후원자들에 대한 지출 내역 공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근무 당시 후원자들로부터 ‘다른 단체들은 홈페이지에 연말 정산 형태로 어떻게 쓰이는지 공지하는데 나눔의 집은 왜 공개하지 않느냐’는 내용의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윗선에 보고하면 ‘우리 시설은 인원이 부족해 일일이 공개할 수 없다. 우리는 월마다 후원금 현황을 공지한다고 답변하라’고 교육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17년부터는 건강상 이유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허용됐던 외출이 통제돼 답답해하는 할머니가 많았다”며 “그러면서도 불교 행사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각종 야외 행사에는 추운 겨울이어도 할머니들을 참석시키곤 했다”고 덧붙였다.

광주(경기)=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관련기사

박성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