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한상진 교수 비판

“도덕성을 이념무기 사용
정의연 사태도 일맥상통”


한국 시민사회 이론의 토대를 제시한 진보 사회학자 한상진(사진)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중민재단) 이사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가 27일 진보는 더는 시민사회를 대변하는 과거의 진보가 아니라 국가권력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집단 또는 기성체제로 변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민재단 주최, 한국연구재단 후원으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부정책과 국민의식 조사로 드러난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변동양상’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드러난 한국 진보·보수 정치지형의 탈바꿈’이란 주제 발표를 맡았다. 그는 이날 행사 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뿐 아니라 해외 사례에 비춰 봐도 진보 세력이 국가권력 중심적인 가치관에 포섭이 되면, 진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구호에 그치고 실제로는 기득권 세력으로 바뀌는 경우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또 “흔히 말하는 586세대, 진보의 정체성 같은 성격이 완전히 소멸된 건 아니나 국가권력을 하나의 수단으로 삼아서 재벌, 노동 문제 등 그들이 원하는 사회 변화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 교수는 “국가권력 중심의 대결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여권이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야권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해졌다”고 분석하고 보수 성향 시민들이 오히려 코로나19를 직면하며 과거 진보와 같이 ‘시민 우선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보수 정치권은 시민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진보 성향 시민이 기득권으로 자리를 옮겨 가면서 과거 이들이 대변했던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코로나19를 경험한 보수 성향 시민들이 대체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고 짚었다.

한편 한 교수는 최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파문도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그는 “정의연 사태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며 “진보가 기성체제로 편입되고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기득권화되면서 도덕성을 이념적인 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정의연 사태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했다.

김성훈·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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