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 이쾌대, 손일봉, 장두건 등 영남에서 배출한 우리 근현대 구상 분야의 거장들이다. 영남 화단은 전통적으로 구상미술 쪽이 강세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장민숙 작가도 원래는 풍경을 그리는 작가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그의 그림은 추상을 연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갔다.
작가의 초대전 ‘풍경으로 해체한 풍경’ 전이 29일부터 6월 11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 포럼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나의 그림 속 집들은 그 많은 기억들을, 상처를, 기쁨을 다 기록한 자화상이다.”
장민숙 작가는 작업노트에 그렇게 적고 있다. 풍경을 그리지만 사람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 전공자답게 그는 풍경과 내면의 무의식이 만나는 접점을 캔버스 위에 표현한다. 산책(flaneur) 연작(사진)이 바로 그런 작품들이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한다.
“색색의 그 많던 집들은 다 지워지고… 나의 그림 속, 그 수많은 집들은 그만큼이나 많았던 내 안의 나였다.” 그 때문일까. 2018~2019년 색면 추상처럼 그린 그림에서는 각 면들이 마치 보고 있는 여느 드라마 주인공의 감정이나 성격으로 다가온다.
미술비평가 김웅기는 “풍경에서 추상으로 이어지는 연결이나 이행이 이토록 순차적이면서 자연스러운 작가는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어렵다”며 “심리학을 전공한 작가답게 ‘내면의 자아’를 처절하게 부여잡은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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