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의원 권한 침해 청구
재판관 5대4로 기각· 각하해
법조계도 “정치적 판단” 지적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의원 사·보임이 적법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국회 파행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재판관 9명 중 4명이 위법 의견을 내는 등 쟁점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안인데도 ‘정치적 판단’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법조계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오신환 당시 바른미래당(현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이 문희상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침해확인 및 무효확인 청구를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기각 및 각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가 검찰개혁법과 선거법 본회의 상정을 두고 진통을 겪었을 당시, 문 의장은 검찰개혁 법안 등을 심의하는 사개특위 위원에 오 의원과 권은희 의원을 각각 같은 당 채이배·임재훈 의원으로 교체하는 안을 승인했다. 오 의원과 권 의원이 법안을 놓고 소속된 바른미래당 입장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사·보임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헌재 재판관 5명은 사·보임이 개별 의원의 뜻에 반해 이뤄졌다고 해도 개별 의원의 심의·표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사건 개선(위원 교체) 행위는 사개특위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국회의원들의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해 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 국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며 “사법개혁에 관한 국가정책 결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 사개특위 위원의 선임·개선에 교섭단체의 의사를 반영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관 9명 중 4명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위원 교체는 오 의원 의사에 반해 강제로 이뤄져 오 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이는 자의적인 강제사임에 해당해 자유위임에 기초한 국회의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헌재 판결을 놓고 국회법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당시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됐던 강제 사·보임을 인정한 것은 친정부적 판결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당시 사개특위 위원에 대한 강제교체가 특정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꼼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헌재가 적법하다고 인정해주는 것은 여권에 힘을 실어주는 판결”이라며 “9명 중 4명이나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앞서 논평을 통해 “오 의원에 대한 강제교체를 헌재는 국회의 자율권 행사라 말했지만 이는 오히려 국회의원 개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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