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환한 미소·활달한 성격
더그아웃 안팎서 분위기 메이커
팀 주장 맡아 ‘작은 감독’ 역할
최근 타율 0.625 불방망이까지
13승6패 2위… 팀성적도 신바람


‘캡틴 만세’.

LG의 주장 김현수(32·사진)의 방망이가 뜨겁고, LG의 성적은 쑥 올라갔다.

김현수는 2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15-4 대승을 이끌었다. 김현수의 안타 3개 중 2개는 2루타. LG는 28일까지 13승 6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김현수는 28일까지 타율 0.410(78타수 32안타)을 자랑하고 있다. 1홈런, 14타점, 16득점. 타율과 최다안타, 득점, 출루율(0.465) 부문에서 모두 3위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무려 10안타를 생산했다. 16타수이니 최근 4경기 타율은 0.625.

외야수 김현수는 지난해 두산 출신으론 처음으로 LG의 주장으로 선임됐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았다. LG는 2018년 8위였으나, 김현수가 주장이 된 지난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올해는 1위를 넘보고 있다. 주장의 역할은 무척 크다. 선수단의 무게중심을 잡고,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소통을 담당한다. 그래서 작은 감독으로 불린다. 안치용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프로야구단에는 두 명의 감독이 있다”면서 “더그아웃에서 지휘하는 감독,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단결을 이끄는 주장도 감독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주장은 그래서 묵직한 맛을 풍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런데 김현수는 전혀 다르다. 근엄, 권위, 질서 등은 김현수와는 거리가 먼 단어들. 김현수의 얼굴엔 늘 미소가 머문다. 김현수의 인생철학은 “그래도 웃자”다. 특유의 쾌활한 성격으로 더그아웃 안팎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긍정왕’. 물론 때로는 너무 가벼워 보인다는 말도 듣는다. 하지만 김현수는 개의치 않는다. 개인 성적과는 관계없이 선수단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 응원하고, 평소 식사 자리를 자주 마련해 단합을 유도한다. 그래서 ‘솜털 리더십’에 비유할 수 있다.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에 맞춰진 주장.

게다가 김현수는 부지런하다. 궂은일에 앞장서고 매사 솔선수범하기에 선후배, 코칭스태프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 2년 연속 주장 완장을 두른 이유.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늦게까지 훈련한다. 시즌 중 방망이가 안 맞는다 싶으면 어김없이 훈련장을 찾아 성에 찰 때까지 타격훈련을 한 뒤 퇴근한다. 류중일 LG 감독이 “성실성으로는 김현수가 대한민국에서 1등”이라고 장담하는 이유.

특히 후배들에게 김현수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격의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와 친근하게 조언하니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외야수 이형종(31)과 채은성(30), 포수 유강남(28) 등은 ‘김현수 사단’으로 불린다. 이들은 김현수를 ‘대(大)선수’라고 부르며 따른다.

김현수는 후배들에게 타격이론과 훈련법, 몸에 좋은 음식까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던 한국 야구의 간판타자 김현수의 조언, 충고는 그대로 살이 되고 피가 되며 뼈가 된다. 채은성은 “(김)현수 형은 웃음기 퍼진 얼굴과는 달리 정말 심할 정도로 독하게 훈련한다”면서 “경기장 밖에서도 모범적인 선배이기에 야구는 물론 일상까지 현수 형의 모든 것을 배우고, 닮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공을 선후배들에게 돌린다. 김현수는 “올해에는 다른 선수들이 잘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이제는 베테랑이 무조건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후배들이 잘 따라오고 있어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LG는 1990년과 1994년 정상에 올랐고, 2002년(준우승)을 끝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는 창단 30주년.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41)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김현수는 “올해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LG의 자신감은 충분하고, 우린 언제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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