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전체 의료폐기물 발생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배경에는 ‘기저귀’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 기저귀의 어떤 요인이 바뀌었길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의료폐기물이 줄어든 것일까. 비밀은 기저귀의 폐기물 선제적 변경에 있었다. 관리해야 하는 의료폐기물의 총량이 감소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번 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효과적인 의료폐기물 관리가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올해 1월 0.14t에서 2월 52.01t으로 무려 37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전체 격리 의료폐기물 발생량도 2월 647t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90t가량 증가했다. 그런데 정작 일반의료폐기물을 포함한 ‘총 의료폐기물 발생량’은 1만513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7015t)보다 1898t이 줄었다. 이는 환경부가 정한 의료폐기물 허용용량(1만6503t)을 고려해도 충분히 여유가 있는 양이다.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허가용량의 130%까지는 변경신고 없이 소각장을 가동할 수 있다.
코로나19 국면에도 의료폐기물이 줄어들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올해부터 감염 우려가 낮은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개정안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일회용 기저귀 중 감염 우려가 낮은 것을 의료폐기물 분류에서 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균감염 우려로 반대도 있었지만 환경부는 의료폐기물 처리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의료폐기물 분류 체계를 개편했다. 의료폐기물로 분류하는 일회용 기저귀는 △감염병 환자에게서 배출되는 것 △혈액이 묻은 것 등으로 한정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요양병원 등에서는 기저귀가 의료폐기물의 90%를 차지한다”며 “기저귀가 일반폐기물로 처리되면서 부담이 크게 덜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부 조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빛을 발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 양상으로 접어들던 지난 2월 일반의료폐기물 발생량은 1만902t으로 전년 대비 2377t 감소했다. 이 덕분에 하루 소각 용량의 15% 정도인 100t 안팎의 여유가 생겼다. 정부 관계자는 “일회용 기저귀가 의료폐기물에서 제외되면서 하루 74t, 확진자 1만 명 안팎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