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현충원장 “함께 둘러본 백 장군
전우들 묻힌 곳에 함께 하길 원해”


국립서울현충원이 지난 2013년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100) 장군을 초청했을 당시 백 장군은 “전사한 전우 옆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김형기 전 서울현충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2013년 5월 15일 당시 93세인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초청했다”며 “장군·사병묘역 등을 둘러본 백 장군이 함께 싸우다 전사한 내 친구와 전우들이 모두 여기에 묻혀 있어 이곳에 함께하고 싶다는 절절하고 애틋한 사연을 털어놨다”고 소개했다. 김 전 원장은 “백 장군은 교통부장관을 지내 유공자묘역 안장 자격이 있어, 당시 위독한 상태였던 남덕우 전 총리의 묏자리 바로 옆자리를 후보로 검토했다”며 “당시만 해도 유공자묘역에 빈자리가 많이 남아 있었는데 5월 중순 그곳을 방문해 보니 몇 자리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유공자묘역과 고 김영삼 대통령 묘역 사이에 빈 공간이 많아 새 묘역 조성은 얼마든지 가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당시 백 장군이 들려준 ‘동작동 국립묘지’ 조성 일화도 소개했다. 백 장군 주선으로 맥스웰 테일러 전 미8군사령관의 전용기를 타고 항공정찰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여기 동작동 지세가 참 좋다. 앞에 한강이 흐르고 뒤에 산이 둘러싸고 있어 명당이다. 나중에 나도 여기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원장은 “백 장군은 당시 전쟁통으로 벌거숭이가 된 동작동 일대 국군묘지 조성작업에 국군 장병들이 모두 참여하도록 했다”며 “동작동 묘지구역을 사단별로 할당해 예하 사단 책임 지역에서 한국 소나무 등 가장 좋은 나무들을 옮겨 심었다고 들려줬다”며 소개했다.

한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예비역·안보단체는 백 장군의 국립현충원 매장 논란과 관련해 성명서를 내고 “백 장군 매도는 곧 대한민국 국군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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