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타격 폼’ 유리할까… 타자의 고민

- ‘찍고 친다’ toe tap
뒤꿈치 들고 엄지발가락 땅 짚어
체중 이동 없어 파워 전달 약해
타격 안정감… 최정 대표적 타자

- ‘외다리 타법’ leg kick
발 들어 올려 타격의 힘 강해져
중심 이동 거쳐 빠른 공에 약점
강백호 등 역동적 동작 볼거리


레그킥이 셀까, 토탭이 강할까? 타자들이 배팅 타이밍을 잡는 방식은 크게 레그킥과 토탭으로 나뉜다. 레그킥은 한쪽 발을 들어 스윙하는 걸 말한다. 외다리 타법. 토탭은 다리가 아니라 발뒤꿈치를 든다. 엄지발가락으로 땅을 살짝 짚는 듯이 보인다. 레그킥과 토탭은 장단점이 대비된다.

레그킥은 중심이동에 포인트를 맞춘 타법. 왼손타자라면 지면에 고정한 왼발에 체중을 실은 뒤 레그킥하는 오른발, 즉 앞쪽으로 순식간에 체중을 옮긴다. 몸 뒷부분에서 앞으로 중심이 이동되면서 파워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키가 작은 타자들에게 레그킥은 안성맞춤. 국내 프로야구와 일본 등 아시아권에선 대다수 타자가 레그킥을 구사한다.

KT의 강백호(21)는 레그킥이 트레이드마크. 강백호는 야구를 처음 시작한 초등생 시절부터 레그킥을 고집하고 있다. 강백호의 역동적인 레그킥은 그 자체가 볼거리다. 파워 전달력이 우수하기에 강백호의 타구는 빨랫줄, 아니 총알처럼 빠르게 날아간다. 강백호는 지난달 올해 가장 빠른 타구를 날렸다.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 통계에 따르면 강백호는 지난달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9회 초 선두타자로 등장,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홈런타구의 속도는 시속 178.6㎞로 측정됐다. 올해 전체 타구의 평균인 135.9㎞보다 42.7㎞나 빠르다. 물론 올해 타구 중 최고 속도다. 강백호는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에서 5홈런(공동 7위)과 타율 0.333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왼쪽 손목을 다쳐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곧 복귀할 예정이다.

KIA의 김선빈(31)도 박진감 넘치는 레그킥으로 시선을 모은다. 김선빈은 165㎝, 77㎏. 김선빈은 삼성 내야수 김지찬(163㎝)에 이어 두 번째로 작다. 김선빈은 단신이란 핸디캡을 레그킥으로 보완했다. 올 시즌 타율은 0.349에 이르고, 통산 타율은 0.302이다. 현역시절 ‘스나이퍼’로 불렸던 장성호(43)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레그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장 위원은 역대 2번째로 2100안타를 돌파했다. 장 위원은 “프로 데뷔 당시 다른 선수들보다 근력이 떨어졌기에 레그킥을 익혔다”면서 “레그킥으로 타구에 힘이 실려 양질의 타구를 생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레그킥은 약점이 있다. 중심이동이 매끄럽지 않으면 타격하는 순간에 흔들려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빠른 직구가 올 때는 중심이동 탓에 신속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토탭은 스윙 동작에서 이동과정이 거의 없다. 왼손타자라면 오른발 뒤꿈치를 들고 엄지발가락 부위를 지면에 살짝 댄다. 그리고 엄지발가락 부위를 지면에 가볍게 튕기면서 스윙한다. 레그킥과 달리 양쪽 다리의 움직임이 거의 없기에 스윙의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고 배팅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빠른 공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

NC의 강진성은 레그킥에서 토탭으로 바꾼 뒤 펄펄 날고 있다. 강진성은 팀 내 타율 1위(0.474), 타점 1위(19개)다. 홈런은 5개. 지난해 0.247, 2018년 0.235와는 180도 달라진 성적이다. 강진성의 레그킥은 일관성이 떨어졌었다. 컨디션이 좋았을 때, 반대로 좋지 않았을 때 레그킥의 편차가 있었다. 강진성은 토탭으로 바꾸고 타격 스탠스를 넓혀 스윙이 흔들리던 단점을 없앴다.

SK 최정(33)은 토탭 스타일 중 가장 돋보인다. 중심이동을 최소화하면서도 최정은 통산 337홈런으로 현역 1위다. 파워가 뛰어나기에 레그킥을 하지 않아도 홈런 등 장타를 펑펑 날린다.

최정은 개막한 뒤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지만,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6안타(0.429)를 때리면서 강타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안타 6개 중 절반(홈런 1, 2루타 2개)이 장타다.

토탭은 체중이동이 거의 없어 파워를 불리는 데 한계가 있다. ‘펀치력’이 부족한 타자, 체형이 작은 타자는 토탭으론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레그킥이 좋다, 토탭이 더 낫다라고 단정할 순 없다. 레그킥에서 토탭으로, 토탭에서 레그킥으로 바꾸는 타자도 있고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정은 토탭이 기본이지만, 왼쪽 발을 살짝 들면서 타격하기도 한다. 최정은 볼 카운트가 불리하면 토탭이고 그렇지 않으면 발을 조금 든다. 투수 유형에 따라 토탭과 레그킥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정경배 한화 2군 타격 코치는 “레그킥, 토탭 모두 장단점이 있고 자신에게, 상황에 가장 알맞은 타법이 가장 좋다”면서 “최근 강한 타구를 생산하기 위해 레그킥을 하는 타자가 크게 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2스트라이크 이후 토탭 타격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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