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줄곧 80%를 넘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면적 소진율이 2018∼2020년 최근 3년간 50%로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에 근로·환경 규제까지 겹치며 기업하기 어려워진 환경 때문에 선호도 높은 수도권이라도 기업들이 공장 짓기 등 사업 확장 자체를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리쇼어링’(유턴·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주요 대책으로 유턴 기업 수도권 우선 배정, 보조금·세제 지원을 들고 나오는 데 그쳐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전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공개된 ‘유턴 기업 유치 확대를 위한 종합 패키지 도입 방안’은 유턴 기업 수도권 공장총량제(수도권 개발 집중을 막기 위해 수도권 내 공장 건축 면적을 총량으로 설정해 3년 단위로 수립·배분) 규제 범위 내 우선 배정, 수도권 보조금 신설(첨단산업, 연구·개발(R&D)센터에 한정해 150억 원 등) 등을 담고 있다. 통상 수요가 높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공장 부지를 먼저 내어주고, 수도권에 공장을 지으면 보조금도 줘 해외에 나가 있던 국내 기업들을 되돌아오게 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관건은 수도권 카드를 내민다고 기업들이 유턴할 가능성이 과연 커지느냐는 것이다. 수도권 공장총량제에 따른 부지 소진율은 2018∼2020년(4월 말 기준) 50%(550만㎡)에 그치고 있다. 들어오겠다는 기업이 없어 배정량의 절반은 비어 있는 셈이다. 현행 기준(연 면적 500㎡ 이상)이 적용되기 시작한 2012∼2014년 84%, 2015∼2017년 83% 등 직전 6년간은 80%를 웃돌았다. 그간 총량제 완화 요구가 꾸준히 나왔던 배경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기업들 수요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부진한 데다 각종 규제로 기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맞물리며 수도권이라도 오겠다는 기업 자체가 없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로까지 나간 기업들이 수도권에 먼저 자리를 배정하고 보조금을 더 준다고 돌아올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기업들은 비싼 노동력, 경직된 노사문제, 최저임금·주52시간제 등의 근로 규제,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같은 환경 규제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며 “기업을 옥죄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기업들이 왜 우리나라를 떠나는지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밖에 유턴 기업에 대해 국내 사업장 증설만으로도 사업소득에 대한 세제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 방안 역시 국내에서만 사업장을 운영하던 기업과 유턴 기업 간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