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감사(監査)를 둘러싼 의혹이 심각하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채택이 지체되면서 정권의 외압이나 감사 결과 왜곡 우려까지 나온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월성 1호기는 경제성이 있다’는 감사 결과가 친여 인사들 때문에 번번이 의결되지 못한다는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돈다. 보고서 의결이 지난 4월 세 차례나 보류되자, 최재형 감사원장이 최근 감사팀 교체 및 보강을 통해 “딴말 못하게 철저히 감사하라”고 독촉했다는 것이다. 사석에서는 “내가 현 정권의 코드 인사가 아니라는 것을 감사 결과로 입증하겠다”는 결기도 비쳤다고 한다. 이는 정권 차원의 방해가 심하다는 반증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의 핵심에 속한다. 그러나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 축소·조작, 7000억 원을 투입해 2022년 11월까지 수명이 연장됐음에도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후 소집된 한수원 이사회에서 졸속으로 조기 폐쇄가 결정된 것 등 의혹투성이다. 결국 지난해 9월 국회가 감사를 의뢰했고, 법적 시한인 2월을 넘기고도 아직 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4월 9·10·13일 의결을 시도했지만 최 원장을 제외한 감사위원 5명이 보류 결정을 내려 채택되지 못했다고 한다.

감사위원 5명 중 민변 부회장 출신 등 3명이 친정권 인사이고, 2명은 감사원 내부 출신인데 모두 현 정부에서 임명됐다. 원전이 불안하다는 도그마에 기초한 탈원전이 과학적 사실과 국익은 물론 세계 추세와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미 명백해졌다. 이제라도 시정해야 한다. 감사원이 ‘코드 감사’ 결과를 내놨다가 정권이 바뀌면 뒤집는 일이 과거에도 있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판사 출신인 최 원장이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고도 한다. 최 원장과 감사원 구성원들은 그런 각오로 존재 이유를 국민 앞에 입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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