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이번 어버이날을 주제로 편지를 쓰게 됐는데 생신 이외엔 편지를 써드린 적이 없어 쓰면서 부끄러움을 느껴요. 항상 고마운 마음밖에 없어요.
우선 아빠, 3번이나 저를 병원에서 간호해주시고 금전적 부담을 느끼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제가 처음 병원에 갈 때는 어렸고 무서웠는데 아빠가 옆에서 저를 다독여주시고 위로해주신 게 아직도 마음에 남아요. 그리고 제일 기억나는 사건이 있는데, 어릴 때 병동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누워 있을 때 제가 ‘안녕 자두야’ 만화책이 보고 싶다고 하자 아빠는 제가 자고 있을 때 잠깐 어디에 다녀오셨죠. 잠에서 깨어나 아무도 없을 때 저는 정말 무서웠어요. 그래서 병원에서 방송까지 하게 된 거 아시죠? 크크.
그때 문을 열고 아빠가 들어오는데 땀을 뻘뻘 흘리시며 제게 만화책 세 권을 내미셨죠. 저는 나중에 알게 됐어요. 아빠가 만화책을 사기 위해 계속 돌아다니셨다는 걸. 처음 가는 서울에서 그 만화책 하나 사겠다고 아빠를 돌아다니게 한 것도 모르고. 저는 그 당시 너무 철없게 굴었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글썽거려요. 아빠, 전 아빠가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그리고 엄마, 제가 병원에 있을 동안 혼자서 동생들 돌보시느라 많이 힘드셨죠. 병원에선 영상통화만 와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고 슬펐어요. 그리고 울산에서 동생들을 데리고 서울로 오셨을 때, 보자마자 엄마는 저를 씻겨주셨죠. 아빠가 하지 못하시던 걸 알고 찝찝했던 저를 오자마자 씻겨주셨어요. 육체적인 고통도 많았겠지만 정신적, 금전적인 고통을 그땐 몰랐어요. 3번의 수술을 한 후, 간단한 수술이고 비용이 얼마 되지 않는다길래 몰랐는데 나중에서야 아버지가 숨기시던 영수증을 봤어요. 800만 원. 수술로는 간단한 비용이겠죠. 하지만 저는 생각했어요. 이 정도 간단한 수술이 이 금액인데 내가 처음 했던 수술은 얼마였던 걸까. 하지만 그건 물어보지 않았어요. 제 마음속 깊은 궁금증을 숨겨뒀지요. 저에게 화를 내셔도 저는 반항할 권리가 없어요. 이미 저는 부모님께 큰 빚을 졌으니까요.
엄마 아빠. 아까도 그랬지만 저는 두 다리로 걷는 것에 감사해요. 그때 엄마 아빠가 아니었다면 저는 이렇게 행복할 수 없었을 거예요. 항상 행복하시고 아프지 말고 오래 사셔야 해요. 그래야 제가 계속 효도하죠. 사랑합니다 부모님.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 관련문의:1588-1940 www.child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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